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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기사의 깊이 만큼 중요한 시각의 균형

중앙일보 2015.09.19 17:25
임금피크제와 일반해고지침으로 대표되는 노동개혁안은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지난 주 중앙SUNDAY는 노동개혁의 핵심 쟁점에 대한 여야 입장은 물론 노사정위원회의 활동과 독일의 사례까지 소개해 매우 유익했다. 다만 기사를 쓰는 방식에 있어서는 의문이 드는 대목이 있었다.



3면 ‘노사정 입장차 왜 안 좁혀지나’는 내용적으로는 여야의 주장을 모두 잘 소개했지만 표현에 있어서는 중립적이지 못했다. 가령 정부의 입장을 소개할 때는 "청년실업의 해법으로 포장하고 있다" "대대적으로 홍보해왔다"고 표현한 반면, 야당의 입장을 소개할 때는 야당의 주장을 따옴표로 인용하면서 "반박했다" "설명했다"고 썼다. 포장한다는 것은 진실대로 말하지 않고 허위ㆍ과장이라는 뜻이다. 내용 자체를 왜곡하지는 않았지만 정부ㆍ여당의 입장은 진실하지 않은 듯한 어감으로, 야당ㆍ노동계의 입장은 사실이라는 분위기로 표현한 것은 문제가 있다. 만약 정부의 입장이 믿을 만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면, 양쪽의 입장은 있는 그대로 소개하되 기자나 전문가가 추가로 비판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새정치연합의 위기는 메이저 언론뿐 아니라 SNS와 온갖 모임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중앙SUNDAY는 4~5, 31면에 걸쳐 심도있게 다뤘는데 혁신위 활동을 실감나게 소개하고 쟁점별로 전문가의 시각을 소개해줘서 매우 유익했다. 특히 혁신위 활동에 대해 골고루 평가해 주고, 문재인 대표에 대해서도 대안없는 비판이 아니라 ‘통합의 리더십’이라는 긍정적인 어젠다를 주문한 것이 좋았다.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을 크게 나눠보면 정치적인 방법과 법적 방법이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의사들이 자신이 환자라는 것을 인정하기 힘들 듯 정치조직이 정치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새정치연합이 비록 큰 위기를 겪고 있지만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전문가 등 외부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용한다면 분명 희망이 있을 것이다.



전문가 의견 가운데 “청년을 대표로 세우는 것보다 청년을 위한 정책을 잘 펼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게 중요하다”는 이현우 선거학회장의 의견에 특히 공감이 갔다. 청년을 위한 정책은 반드시 나이가 어려야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나 역시 국회에 나간 적이 있는데, 40세 이하 청년의원의 질의를 받으면서 학창시절 ‘모의국회’가 연상돼 민망할 때가 있었다.



7면 역사학자 조광 교수가 보는 국정 교과서 논란은 아주 흥미롭게 읽었다. 다만 현대사의 경우 반드시 국사학자의 단독영역으로 남겨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는 의문이 든다. 세계화와 융합의 시대인 만큼 현대사를 다룰 때도 세계사학자ㆍ정치학자ㆍ경제학자가 참여하면 더 나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다른 학문 분야의 의견도 궁금하다. 또 대립되는 주장에 대해서는 양쪽의 입장을 소개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정부ㆍ여당의 입장도 소개해 균형을 잡아주면 좋겠다.



#노동개혁 #문재인 #조광 #국정교과서 #포장



박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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