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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엔 늦은 나이 없어 … 89세 스승의 인생 강의

중앙일보 2015.09.18 01:00 종합 27면 지면보기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는 옛말이 있어. 한 가지 일에 정진하면 반드시 뜻을 이룰 수 있다는 교훈이지.”


우암학원 조용기 학원장

 지난 14일 오전 광주광역시 남부대학교 본관 6330호 강의실. 백발에 양복 차림을 한 노신사의 목소리가 실내를 울렸다. 그는 “60세인 사람도 내 나이까지 산다면 30년이 남았다”며 “지금 도전해도 내 나이 땐 큰 것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증손자뻘인 학생들은 노신사의 말이 끝날 때마다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강사는 우암학원 조용기(89·사진) 학원장. 그는 월요일마다 오전 10시부터 2시간씩 남부대 강단에 선다. 우암학원 산하인 남부대의 ‘조용기 인간학’이란 강좌를 통해서다. 1945년 광주 숭일중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했으니 교단에 선 지 올해로 꼭 70년이 됐다. 졸수(卒壽·9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마이크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엔 힘이 넘친다.



 그는 교양학부 정규 강좌를 통해 제자들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가르친다. 매주 화요일에는 같은 학원 산하인 전남 곡성군 전남과학대에서도 인생학 강의를 한다. 그는 강의를 통해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소개하며 삶의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라’란 좌우명처럼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강조하는 것도 핵심 주제 중 하나다.



 조 학원장은 철저하게 강의 준비를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시간 강단에 서기 위해 7~8시간씩 책이나 자료들을 붙잡고 씨름을 한다. 그는 “젊은 제자들에게 삶에 대한 희망과 원대한 포부를 심어주고 싶어서”라고 했다.



 조 학원장은 1926년 전남 곡성군 옥과면에서 태어나 순천농림학교와 조선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71세 때인 1997년에는 미국 퍼시픽 웨스턴대에서 교육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제 강점기 때인 중학생 시절에 야학을 연 데 이어 1950년에는 24세의 나이로 옥과고등학교(옛 옥과농민고등학원)를 설립했다. 천막교실 2채로 시작한 후학 양성은 65년간 대학교 2개와 고등학교·유치원 등을 둔 우암학원으로 성장했다. 남부대는 18일 오전 11시 조 학원장의 교직 70주년과 우암학원 창학 65주년 기념식을 연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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