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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타는 고객은 쿨가이” “얼리어답터가 페라리 타죠”

중앙일보 2015.09.18 00:09 경제 6면 지면보기
마세라티의 파브리지오 카졸리 아시아 총괄은 주일 이탈리아 상공회의소 부회장으로 활약한 바도 있다. 그는 마세라티 차량의 배기음을 들려주며 “엔진 사운드는 마세라티의 생명”이라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럭셔리카·슈퍼카 시장에서 새로운 ‘큰 손’으로 떠오른 한국 소비자들의 인상은 어떤식으로 비춰지고 있을까.

 미국 경제지 『포춘(fortune)』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11위 자동차 판매시장이지만 최고급 모델의 경우 세계 4위 안에 들 정도로 럭셔리카와 슈퍼카가 잘 팔리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인 마세라티를 파는 파브리지오 카졸리(46) 아시아 총괄에겐 ‘쿨가이(Cool guy)’, 슈퍼카의 ‘간판 스타’로 꼽히는 페라리의 레노 데 파올리(35) 한국·일본 총괄에게는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로 각각 인식돼 있다.

 마세라티와 페라리는 둘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 산하 브랜드로 국내 시장에서도 단일 국내 수입사 (FMK) 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의 마세라티 전시장에서 만난 카졸리 총괄은 한국 소비자를 ▶높은 교육 수준을 갖추고▶사회적으로 성공한 캐릭터임과 동시에 ▶문화 생활이나 독특한 스포츠도 즐길 줄 아는 이들로 평가했다.

 그는 “마세라티는 이들 쿨가이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키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마세라티는 스포츠 세단 ‘기블리’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 한국에서 469% 성장률을 기록했다.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을 통틀어 판매 1위(723대 판매)였다. 1억3170만원으로 브랜드 중 싼 편인 기블리는 국내 판매량 70%를 차지했다. 마세라티는 내년에 브랜드 사상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르반떼’의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페라리의 레노 데 파올리 한국·일본 총괄은 아프리카·중국 등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는 “한국에선 수요보다 무조건 1대 적게 팔 것”이라 말했다. 페라리의 희소 가치를 무기로 삼겠다는 얘기다. [김상선 기자]

 페라리의 파올리 총괄은 최신과 첨단에 열광하며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국인들 모습에 놀랐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캘리포니아 T도 한국 시장에 등장하자마자 높은 관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 덕에 올 1~2월 페라리의 국내 누적 계약 건수는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6배나 늘었다고 한다. 페라리측은 지난 2월 “한 달 간 계약 건수가 공식 수입사가 문을 연 이래 가장 많았다”고 이례적으로 판매 대수를 언급하기도 했다. 페라리는 판매 대수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해마다 100대 안팎이 판매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파올리 총괄은 “최근 한국 고객들 사이에 레이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신 레이싱·드라이빙 스쿨 체험 기회를 가능한 많은 한국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페라리는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페라리 역사상 가장 강력한 8기통 엔진을 장착한 ‘488 스파이더’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최고 출력이 670마력이나 되는 이모델 역시 올해 안에 국내에서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비책’도 언급했다.

  카졸리 총괄은 “프리미엄카의 성공은 훌륭한 하드웨어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하드웨어는 차 자체의 문제만은 아니다.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로 고객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마세라티 공식 수입사 FMK는 경기도 분당과 부산에만 머물렀던 전시·에프터서비스(AS) 네트워크를 지난달부터 광주·대전·대구 지역까지로 넓혔다.

 그런 그는 고객을 지칭하면서 내내 ‘구매자(customer)’가 아닌 ‘청중(audience)’이라는 영어 단어를 썼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 고객에게 제품에 대한 설명과 서비스를 제대로 받게 해 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에 반해 파올리 총괄이 꼽은 페라리의 히든 카드는 ‘사람’이다. 그는 “페라리 브랜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게 바로 감성”이라며 “고객들과 마주하는 직원들의 마인드와 역량에 좌우되는 예민한 부분”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탈리아 본사의 유전자(DNA)를 세계 곳곳 직원들이 나눌 수 있게 하기 위한 직원 교육 프로그램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마다 한국 기술자들을 본사로 보내 모델 별 기술교육을 받게 하는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그동안 마세라티와 공유하던 서울 성수동의 서비스센터를 페라리 전용 센터로 바꿨다.

글=임지수 기자 yim.jisoo@joongang.co.kr
사진=오종택·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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