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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tech NEW trend] 뉴스 한가득 한가위 선물

중앙일보 2015.09.18 00:03 경제 2면 지면보기


어린이용 앞치마와 요리사 모자, 특급호텔식 토마토 파스타 요리법과 재료.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이 올 추석 선물로 내놓은 ‘콘래드 주니어 셰프 시그니처 세트’(12만원)다. 올 여름 이 호텔에서 셰프와 함께 만드는 어린이 요리 프로그램(콘래드 주니어 쿠킹 클래스)이 큰 인기를 모으자 아예 가정용 선물세트로 내놓은 것이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를 비롯해 ‘쿡방’(요리 방송)이 큰 인기를 모으면서 추석 선물 풍속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은 각 매장 전면에 명인명촌 간장·고추장·식초 등 양념선물세트를 배치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쿡방 열풍 덕에 양념 세트 판매가 지난해의 1.5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도 ‘이금기 굴소스XO소스 세트’(4만2800원)를 내놓았다. 중화요리의 대가 이연복(56) 셰프가 방송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중화 소스에 대한 관심도 커졌기 때문이다. 분야별 셰프가 쟁쟁한 특급호텔은 앞다투어 ‘셰프표 추석 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더플라자는 호텔 일식당 셰프가 직접 개발한 소스로 초벌구이한 무라사키 문어·장어세트(30만원)를, 파크하얏트서울은 한식 마스터 셰프가 준비한 ‘추석 차례상’(40만원)까지 내놓았다.

트렌드 따라가는 추석 상품들
쿡방 뜨자 소스·셰프세트 선보이고
메르스로 홍삼·버섯 등 건강식 선물
해외 디저트 즐기자 주문 판매 나서



 올 추석 선물에는 쿡방 같은 최근 트렌드가 여럿 녹아있다. 우선 올 여름을 뒤흔들었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영향으로 건강식품 판매가 껑충 뛰었다. 롯데백화점 추석선물 예약 판매 결과 건강식품 매출이 지난해의 2.3배로 늘었다. 롯데백화점 식품부문장 남기대 상무는 “메르스 이후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며 “10만원 이하 홍삼 선물세트 종류를 지난해의 3배로 늘렸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잎새버섯 등 이색버섯세트(8만5000원)를 처음으로 내놓았다.



 ‘식품관의 꽃’으로 떠오른 해외·고급 디저트의 인기도 반영됐다. 한과 대신 다양한 디저트가 추석 선물로 나왔다. 편의점에서도 해외 유명 디저트를 구입할 수 있을 정도다. CU는 일본 도쿄 여행객에게 인기 있는 디저트인 ‘도쿄 바나나’, ‘긴자 이치고’(각 2만8900원)와 대만의 국민 디저트 대회에서 1등을 한 ‘수신방 펑리수’(2만1000원), 터키 디저트인 ‘터키시 딜라이트’(3만9500원)을 주문 판매한다. 자체상표(PB)로 마카롱 선물세트(9500원)도 내놓았다. 갤러리아는 이태원 유명 가게 장진우 식당에서 운영하는 디저트 전문점 ‘프랭크’의 롤케이크 세트(3만1000원)를 판매한다. 무지개 색깔 빵 안에 홍차 크림이 듬뿍 들어가 독특하다.



 명절 연휴 때 고향 친지를 방문하는 대신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늘면서 선호 선물도 바뀌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이번 추석선물 예약판매에서 말린 음식세트 판매량이 껑충 뛰었다. 곶감은 물론 한우·생선 할 것 없이 말린 제품의 인기가 높았다. 특히 말린 옥돔 세트(8마리 16만원) 같은 반건조 생선세트는 116.3% 판매가 늘었다. 수산물 전체 판매 성장률(3.6%)의 30배가 넘는다. 한우를 4~6주 동안 잘 건조한 드라이에이징 한우는 56.8%, 반건조한 군고구마는 78.3% 판매가 증가했다. 신세계 식품담당 임훈 상무는 “집을 비워 배송 받는 것이 늦어져도 변할 우려가 적고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어서 말린 음식이 인기”라고 말했다. 호텔에서 명절 피로를 푸는 이가 늘면서 편의점에서도 호텔 상품권을 추석 선물로 처음 내놓았다. GS25는 인터컨티넨탈호텔과 손잡고 8만3000~34만8480원(세금·봉사료 포함)에 뷔페권과 숙박패키지를 판매한다. 올 추석은 10만원대 호텔 패키지도 쏟아져 나왔다. 그랜드앰배서더서울·그랜드힐튼서울·노보텔앰배서더강남·쉐라톤그랜드워커힐·르네상스서울·세종호텔이 11만9000원~19만9000원에 각종 공연표와 식사권 등이 포함된 숙박 상품을 선보인다. 올해 설 패키지보다도 더 저렴하다. 가격 인하 열풍에 힐튼호텔의 최고급 브랜드인 콘래드도 17일 18만8600원으로 가격을 내렸다.



 ‘명절 휴식족’이 늘기도 했지만, 호텔이 콧대를 꺾은 것은 메르스로 인한 숙박객 감소에 불황의 그늘이 겹친 탓도 있다. 백화점도 불황의 영향을 받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5만원대 과일 세트를 이번에 내놓았는데 하루 평균 800개씩 팔린다”며 “판매 목표량의 1.5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면 40만원 이상 고급 정육세트가 일반 정육세트의 2배가 팔리는 등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이마트가 17년근 인삼세트(49만8000원)을 선보이는 등 대형마트에서도 고가 제품을 갖춘 까닭이다.



 백화점은 물론 대형마트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을 판매하자 특급호텔은 ‘서비스 판매’에 나섰다. 서울웨스틴조선호텔은 입맛에 맞는 호텔표 김치를 집으로 매달 받아볼 수 있는 김치 케어 서비스 회원권(10만·50만·100만원), 침구를 구입하면 직원이 집을 방문해 호텔 침대와 같은 방식으로 깔아주는 서비스를 올 추석에 처음 판매한다.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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