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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문화의 향기 솔솔~, 장터의 열기 폴폴~

중앙일보 2015.09.18 00:03 Week& 1면 지면보기

 

관광명소 된 전통시장










“회사에서 받은 온누리상품권으로 시장에서 장을 보곤 해요. 가격도 싸고, 말만 예쁘게 하면 할머니들이 덤도 챙겨줘요. 시장에 카페도 있어서 친구들이랑 수다 떨기도 좋고요.”

“고향에 내려올 때마다 제철 생선을 사려고 시장을 찾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더라고요. 물건도 보기 좋게 진열했고, 상인들도 더 친절해졌어요. 엄마와 시장에서 사먹은 팥죽과 보리밥이 어찌나 맛있던지, 다음엔 친구들이랑 팥죽 먹으러 오려고요.”
 
전북 부안상설시장의 명물 팥칼국수
지난 3일 저녁 전북 부안상설시장에서 만난 30~40대 주부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시장이 재미있단다. 부안 주민도, 서울에서 내려온 관광객도 마찬가지였다. 상인들의 표정도 밝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인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손님이 줄고 매출도 덩달아 줄어 이마의 주름만 깊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시장 상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재미난 시장을 만들기 위해 고민한다.

전통시장이 달라졌다. 대형 마트의 위세에 눌려있던 예전의 시장이 아니다. 가격이 싼 건 알지만 구태여 찾아갈 필요까지는 못 느꼈던 지방의 전통시장이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전북 부안상설시장의 참뽕간장새우
바로 문화관광형시장 이야기다. 시장이면 다 같은 시장 아니냐고? 모르시는 말씀. 현재 전국에는 전통시장이 1502개 있다. 서울에만 217개에 달한다. 문화관광형시장은 중소기업청과 산하기관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원하는 시장으로, 현재 전국에 81개가 있다. 전국의 허다한 시장 중에서 지역문화와 관광을 연계할 수 있는, 그러니까 고유한 이야깃거리가 있는 시장만 골라 한 곳에 최대 3년간 18억원을 지원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줄을 서는 서울 광장시장도 문화관광형시장이 낳은 ‘스타 시장’이다.

시장의 변신은 다채롭다. 이를 테면 경기도 부천 역곡북부시장은 역곡상상시장으로 아예 이름을 바꿨다. 부천이 만화와 영화의 도시임을 착안한 것이다. 이름만 바꾼 게 아니라, 시장 안에 만화체험실과 도서관을 꾸며 젊은층을 끌어오는 데 성공했다. 강원도 정선아리랑시장은 협동조합이 산나물 선물세트 등 신상품을 개발했고, 수리취떡·장아찌 만들기 행사와 정선아리랑 공연을 펼쳐 호응을 얻고 있다.

명절이 다가오면 고향집만큼이나 시장 생각이 난다. 어쩌면 고향집에서도 느낄 수 없는 구수한 사람 냄새와 시끌벅적한 활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시장일 터이다. 이번 한가위에는 고향 가는 길에 꼭 전통시장을 들러보자. 아니, 이번 주말에 당장 시장으로 놀러가자.


글=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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