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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커피 농장주 최한용의 '반퇴이민'

중앙일보 2015.09.14 03:34 종합 1면 지면보기
20년 운영한 여행사를 접고 라오스에서 커피농장으로 제2 삶을 찾은 최한용(61)씨.
#11일 라오스 최대 커피산지인 참파삭주 팍송의 볼라벤 고원. 해발 1250m 뿌연 안개 너머로 거대한 커피나무 밭이 펼쳐졌다. 국내에서 20년 가까이 운영해 온 여행사를 접고 커피 농부로 변신한 최한용(61) 대표의 ‘클럽 그린 커피(Club Green Coffee)’ 농장이었다. 그의 150만㎡(약 45만 평) 농장에는 51만여 그루의 커피나무가 빼곡했다. 볼라벤 고원은 햇빛이 적당하고 연중 날씨가 서늘해 세계적 커피산지로 꼽힌다. 2009년 고사리 밭이던 이곳을 개간할 때부터 최 대표는 유기농을 고집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수확물도 160t으로 농약을 사용한 곳보다 30% 이상 적었다. 그러나 이곳 커피는 라오스와 태국에서 유기농 인증을 받은 데 이어 유럽 인증 절차도 진행 중이다. 최 대표는 “ 회사일로 해외에 나갈 때마다 커피 농사 최적지를 물색해 왔다”며 “조금만 일찍 준비하면 나이 들어서도 일할 수 있는 기회를 해외에서 더 쉽게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행업 은퇴 뒤 51만 그루 일궈 유기농으로 유럽 진출 앞둬
몽골 공영방송 자문 노경률 … 기술 살려 디지털 전환 도와
“지식만 있으면 전문가 대접, 개발 늦은 국가로 눈 돌려라”

 #10일 오전 몽골 울란바토르 바얀고르구의 공영방송국 MNB 건물. 이곳 기술자문관인 노경률(59)씨가 들어서자 직원들이 앞다퉈 “샘배노~(안녕하세요)”라며 반갑게 맞았다. 이날 오전 방송국 세미나실에선 방송기술자 10여 명이 노씨의 강의를 들었다. 수석 엔지니어 촐룬 차강(58·여)은 “현재 MNB에선 아날로그 TV 시스템을 디지털로 바꾸는 작업이 한창”이라며 “한국에서 똑같은 작업을 해 본 데다 최근까지 현업에서 일하다 온 노 선생님의 강의가 피부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

 인생 후반이 길어지면서 제2의 삶을 해외에서 보내려는 퇴직자가 늘고 있다. 단지 먹고살기 위한 생계형이 아니라 쌓은 지식이나 기술을 활용하려는 퇴직자가 많다. 베트남 정부에서 수출자문을 맡고 있는 김만곤(66)씨는 “한국에선 나이 50만 넘어도 뒷방 퇴물 취급을 당하기 일쑤지만 우리보다 경제 개발이 늦은 국가에선 전문지식이나 기술만 있으면 얼마든지 전문가로 대우받으며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인생 이모작을 국내에서만 설계할 게 아니라 해외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의견 내주신 전문가들(가나다순)=구동본 세종학당재단 부장,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이사, 김동준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장, 김영희 무역협회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장, 남장현 세계한인무역협회 팀장, 박종민 코이카 월드프렌즈 총괄팀장, 박현길 이노비즈협회 일자리창출팀장, 우재룡 한국은퇴연구소장,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주명룡 전 대한은퇴자협회장, 최숙희 한양사이버대 교수, 한명규 코라오그룹 부회장

◆특별취재팀=김동호 선임기자, 염지현·이승호 기자, 김미진 인턴기자 hope.bantoi@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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