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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119억 쓴 R&D … 특허·논문 등 실적 '제로'

중앙일보 2015.09.14 02:34 종합 14면 지면보기
강풍 특보 46.8%, 풍랑 특보 67.5%, 건조 특보 70.1%, 호우 특보 71.6%. 올 들어 8월까지 기상청의 기상 특보(주의보·경보 포함) 적중률이다. 특히 최근의 ‘돌고래호’ 침몰 등과 관련 있는 풍랑 특보는 17건의 경보 중 12건(70.6%)이 ‘오보’였다.


장마 때 강우 적중률 28%뿐

국회 환경노동위 새누리당 주영순(비례대표) 의원은 13일 기상청 자료를 토대로 이같이 밝힌 뒤 “기상청이 100억원이 넘는 연구개발(R&D) 예산을 쓰고도 내부 보고서만 내고 실적이 전무한 경우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상 예측 정확도가 떨어지는 건 불투명한 R&D 예산 씀씀이도 원인”이라고 했다.



기상청이 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1~2014년 기상청의 R&D 사업과제 357건 중 125건(35%)의 실적이 전무했다. 125건에는 이상기상 예측, 기상정보 융합, 엘니뇨 역학 진단 등 기상 관측 능력 향상과 관련 있는 과제들이 포함됐다. 해당 연구에는 119억6400만원의 국고가 지원됐지만 특허나 사업화, 논문 등 아무런 결과물도 없었다.



반면 기상청이 내년도 예산안을 신청하며 제출한 자료에는 R&D 목표 달성도를 137%(2012년), 119.2%(2013년)라고 보고했다. 주 의원은 “R&D 사업과제 357건 중 3분의 1 이상이 실적이 없는데도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연구에 예산을 많이 투입하는 방식으로 목표 달성도만 높였다”고 말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 등 R&D 핵심 부처의 일반·지정과제 비율은 5대 5지만 기상청은 3대 7”이라며 “단기 지정과제에 집중하는 건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예측 정확도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 예로 지난해 장마 기간(6월 17일~7월 29일) ‘비가 온다’는 예보의 정확도는 27.9%에 그쳤다. 주 의원은 “수백억원을 R&D에 쓰면서도 기상장비의 국산화율은 39.7%”라며 “지난 4년간 장비를 수입하는 데만 900억원의 예산을 썼다”고 지적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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