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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의 차이 나는 차이나] 인구 비상등 켜진 중국, 한 자녀 정책 이르면 연내 포기

중앙일보 2015.09.14 02:19 종합 23면 지면보기
중국은 1980년 이후 ‘꼬마 황제(小皇帝)’의 나라로 불린다. 그해 9월부터 ‘한 자녀 갖기’란 산아제한 정책이 시행돼 형제자매가 없는 독생자(獨生子)가 출생한 까닭이다. 원하는 건 부모가 다 들어줘 꼬마 황제란 말이 나왔다. 그러나 세월의 변화를 이기는 건 없다. 중국이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부터는 30년 넘게 유지해온 한 자녀 정책을 포기하고 ‘전면적인 두 자녀’ 허용 정책을 실시할 전망이다.


덩샤오핑, 인구 억제 혁명적 추진
어길 땐 벌금에 강제유산설까지
결혼 기피, 남아선호 더 뚜렷해져
5년 뒤 셋 중 1명은 장가 못 갈 판
모든 부부에게 두 자녀 허용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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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예로부터 땅은 크고 물산은 풍부하며 인구가 많은(地大物博人多) 나라지만 건국 초기만 해도 지금처럼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마오쩌둥(毛澤東)은 연설 때마다 ‘5억 인민의 단결’을 강조했다. 그러던 게 64년엔 7억 명, 74년엔 9억 명에 달했다. 중국이 산아제한 정책을 수립하지 않을 수 없었던 배경이다.



 중국은 혁명의 나라답게 인구 조절도 혁명적으로 추진했다. 80년 공산당원과 공청단원에게 한 자녀만을 키울 것을 요구했고 그해 반포된 혼인법에 ‘부부는 계획 출산 정책을 실행할 의무가 있다’고 못박았다. 82년엔 헌법을 통해 ‘국가는 계획 출산을 추진한다’고 선포해 법에 의한 구속력을 갖췄다. 이를 어길 경우 막대한 벌금이 부과됐고 심지어 강제유산 시킨다는 말도 나왔다. 서방의 비인간적 정책이란 비난에 대해 덩샤오핑(鄧小平)은 “중국 난민이 한 5000만 명쯤 외국으로 풀리면 어떻게 될까”라 응수했고 이후 국제 사회는 더 이상 토를 달지 않았다. 한 자녀 정책으로 중국의 가정은 4명의 조부모, 2명의 부모, 1명의 아이라는 ‘4-2-1’ 인구 체계를 가지게 됐다.



 이 정책으로 인구 증가 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졌다. 또 가정 관념에도 변화가 생겼다. 과거 ‘일찍 결혼해 일찍 아기를 낳고 많은 자식이 많은 복이며 남아를 중시하고 여아를 가벼이 보는’ 풍조가 지금은 ‘늦게 결혼해 늦게 아이를 낳고 적게 낳아 잘 키우며 아들·딸 구별 않는’ 것으로 바뀌었다. 농촌의 경우엔 빈곤 해결에 큰 도움이 됐다. 2억5000만 명에 이르던 빈곤층이 5000만 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이젠 산아제한 정책의 부작용이 더 커지고 있다. 우선 4-2-1 가정 모델에 따라 태어난 독생자가 부모나 조부모를 봉양해야 할 부담이 커졌다. 또 중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출산은커녕 결혼도 하지 않으려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출산율은 1.4 정도로 현 수준의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2.1에 못 미친다. 반면 인구 노령화는 급속도로 진행돼 현재 중국의 60세 이상 노인 비율은 13.26%로 이미 경도(輕度) 노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한 자녀 갖기 정책이 부추긴 남아선호 사상도 골칫거리다. 계획 출산 정책이 시행되기 이전 중국의 성비는 여성 100을 기준으로 남성 105였으나 2010년 118.06으로 나빠졌다. 2020년이 되면 25~35세의 남성은 1억1200만 명이 되는데 20~30세 여성은 7200만 명에 불과해 4000만 명의 남성이 짝을 찾을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3명 중 1명은 장가를 못 간다는 이야기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산아제한 정책을 완화해 왔다. 2000년엔 ‘부부 모두 독생자일 경우 두 명의 아이를 가질 수 있다’에서 2013년에는 ‘부부 한쪽만 독생자여도 두 아이를 가질 수 있다’로 조건을 낮췄다. 그러나 효과는 크지 않았다. 새 정책에 따라 1100만 쌍이 두 아이를 가질 수 있게 됐지만 실제론 145만 쌍만이 둘째 아이를 신청했다.



 이제는 ‘모든 부부가 두 아이를 가질 수 있다’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 중국 제일재경일보는 이르면 연내 실시도 가능할 것이라 보도하기도 했다. 둘째 아이를 전면 허용해도 인구가 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중국의 인구 증가율은 1990~2000년 1.07%였는데 2000~2010년 0.57%로 반토막이 났다. 이젠 인구 감소를 걱정할 때라는 이야기다.



 지난달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중국의 아동용품업체 진파라비(金發拉比)유한공사 공동 설립자인 린하오량(林浩亮)·린뤄원(林若文) 부부가 나란히 재산 10억 달러(약 1조1700억원) 이상을 가진 부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의 아동용품 산업 발달에 따른 것이다. 두 자녀 정책이 실시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암시해주는 대목이다.



유상철 기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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