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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성인도 얼굴 울긋불긋… 내성·흉터 없는 연고 발라야

중앙일보 2015.09.14 00:02 건강한 당신 2면 지면보기
노원 우태하피부과 노병화 원장이 환자에게 성인 여드름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여드름은 수시로 재발해 장기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서보형 객원기자]



사춘기 상징 아닌 여드름

직장인 정모(30)씨의 최대 고민은 여드름이다. 군 제대 후 사라졌던 여드름이 2년 전 취업과 동시에 다시 발병했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을 때마다 입 주변에 울긋불긋 솟아오른다. 여드름에 좋다는 화장품을 발라봤지만 효과는 없었다. 오히려 손으로 여드름을 짜버릇해 턱 아래까지 번졌다.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이주희 교수는 “상당수 환자가 여드름이 악화돼 병원을 찾는다”며 “초기 단계부터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드름은 더 이상 사춘기의 상징이 아니다. 청소년뿐 아니라 소아, 성인에게도 빈번히 나타난다. 대한여드름학회 조사에 따르면 13세 이상 40세 미만 남녀 2000명 중 약 88%가 여드름을 앓았다. 4명 중 3명은 흉터가 발생한 중등도 이상의 여드름 환자였다. 발병 연령도 점점 낮아진다. 국내 초등학생 10명 가운데 4명이 소아 여드름 환자로 조사됐다.





소아는 이마나 코, 성인은 입과 턱



여드름은 모낭에 붙어 있는 피지선에 발생한다. 염증을 동반한 만성 피부질환이다. 얼굴·목·가슴같이 피지선이 많이 모여 있는 곳에 주로 생긴다. 피지가 과다하게 분비되면 배출이 안 되고 모낭 내에 쌓인다. 이때 여드름균을 비롯한 세균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세균은 모공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여드름을 유발한다. 이주희 교수는 “여드름은 연령, 질환의 경중, 과거의 치료 경험 같은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치료하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여드름은 발병 연령에 따라 소아 여드름(12세 이하), 청소년기 여드름(13~24세), 성인 여드름(25세 이상)으로 구분한다. 소아에게서는 좁쌀 크기의 흰색 알갱이 같은 면포성 여드름이 나타난다. 여드름 초기 단계로 이마나 코 주변에 주로 생긴다. 육안으로는 물 사마귀 같은 다른 피부질환과 구분하기 어렵다. 청소년기 여드름은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의 영향을 받는다. 피지선을 자극해 피지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이마와 코, 양 볼에 면포성 여드름과 함께 모공 사이에 노란 고름이 차는 화농성 여드름이 동시에 나타난다. 성인 여드름은 입과 턱 주변 같은 얼굴 하단에 많이 생긴다. 호르몬보다는 다량의 화장품 사용, 불규칙한 생활습관과 스트레스처럼 환경적인 요인이 원인으로 꼽힌다.



 

재발 잦아 만성질환처럼 관리



여드름은 몸 상태에 따라 수시로 발병해 완치가 어렵다. 만성질환처럼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장기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치료제다. 문제는 항생제 내성이다. 항생제를 오래 사용하면 여드름 치료 효과가 떨어져 재발 가능성이 커진다. 체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해야 하는 세균이 억제되고 오히려 병원성 세균이 증식하기 십상이다. 에피듀오 같은 바르는 치료제는 항생제 성분이 없어 9세 이상 소아에게도 사용이 가능하다. 노원 우태하피부과 노병화 원장은 “소아에게 항생제 내성이 생기면 다른 감염증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소아·청소년·성인 모두 자극이 덜하고 내성 발생 위험이 적은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여드름은 피지, 각질, 여드름균, 염증처럼 각종 요인이 동시에 작용해 발병한다. 이로 인해 복합 성분 치료제를 많이 사용한다. 비타민A 유도체인 국소 레티노이드 성분과 살균 성분이 대표적이다. 레티노이드 성분은 각질 제거 효과가 뛰어나다. 각질을 녹여 모공 입구를 뚫어준다. 모공이 막혀 좁쌀처럼 올라오는 면포성 여드름 치료를 돕는다. 살균 성분은 여드름균 소독제이자 염증을 빨리 진정시키는 항염작용을 한다. 화농성 여드름 치료에 제격이다.





연고 소량 덜어 환부에 찍어 발라야



여드름 환자의 또 다른 고민은 흉터다. 가벼운 색소 침착에서부터 피부가 깊게 파이거나 볼록 올라오는 상처까지 다양하다. 화농성 여드름을 방치하면 12주 내에 흉터가 생기기도 한다. 얼마나 빠르게 염증을 억제하는지가 치료의 핵심이다. 자극이 덜한 레티노이드 성분 연고를 초기부터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 여드름 완화와 함께 흉터까지 예방할 수 있어서다. 이주희 교수는 “레티노이드 성분에는 각질 제거 및 피부 재생 기능이 있다. 염증이 없어지면 색이 자연스럽게 옅어질 뿐만 아니라 이미 생긴 흉터가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드름·흉터는 한번 생기면 저절로 낫기 힘들다. 평소에 피부를 청결히 관리하는 게 최선이다. 다만 심하게 각질을 제거하면 오히려 염증이 유발돼 주의해야 한다. 여드름 연고는 햇빛에 민감해 하루 한 번 밤에 사용한다. 면봉으로 콩알만큼 덜어 환부에만 콕콕 찍어 바른다. 연고를 바른 뒤에는 충분한 양의 보습제를 발라주면 좋다. 노병화 원장은 “초기에 붉어짐, 가려움 같은 자극이 생길 때는 사용 횟수나 도포량을 줄일 것”을 권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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