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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당원투표·여론조사 중 하나만 불신임돼도 사퇴”

중앙일보 2015.09.12 02:59 종합 3면 지면보기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1일 “당원투표나 국민여론조사 중 어느 하나라도 불신임되면 물러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국방위의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에 참석한 문 대표. [김성룡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을 놓고 일요일인 13일부터 사흘간 전 당원 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한다. 결과는 공천혁신안을 확정하는 중앙위원회가 열리는 16일 발표하기로 했다.


13~15일 조사, 16일 결과 발표
혁신안 당 중앙위 통과도 변수
대표직 유지까지 관문 3개 남아
이석현 등 당 중진, 투표 보류 요구
문재인과 한밤 만났지만 합의 실패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11일 “재신임을 묻기 위해 전 당원 자동응답전화(ARS) 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각각 실시해 그 결과에 승복하기로 했다”며 “재신임 투표를 13~15일 실시해 결과를 16일 중앙위가 끝난 직후 공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문 대표는 전 당원 투표와 국민여론조사 중 한 가지에서라도 불신임되면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다. 비주류 측이 “대표의 재신임은 당원에게 물어야 한다”며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하자 전 당원 투표에서 져도 물러나겠다는 강수를 둔 것이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지난 10일 비공개 회의에서 전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를 50대 50으로 반영하자는 안을 보고했으나 문 대표가 ‘당원 투표에서 지고도 여론조사 결과를 합쳐 억지 신임을 받으면 또 분란의 소지가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문 대표는 ▶혁신안의 중앙위 통과 ▶국민여론조사 ▶전 당원 투표 등 3개의 관문을 통과해야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이석현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이종걸 원내대표와 문희상·정세균·박병석·신기남·원혜영·김동철·오영식·주승용 의원 등 3선 이상 중진 17명은 오후 모임을 가진 뒤 문 대표에게 재신임 투표를 보류하고 국정감사 후 다시 논의하자는 중재안을 전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부의장과 박병석 의원은 이 같은 결과를 가지고 이날 밤 시내 모 호텔에서 문 대표와 만나 재신임 투표 연기 문제를 논의했다. 하지만 문 대표는 재신임 투표를 연기할 순 있지만 공천혁신안을 확정하는 중앙위원회를 미룰 순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심야 논의는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끝났다.



 비주류 측은 이날도 문 대표의 자진 사퇴를 주장했다.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문 대표가 재신임 조사를 일방 선언한 것은 무효”라며 “지금은 결단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사실상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지난 2월 전당대회 때 문 대표는 당원 투표에서 박지원 의원에게 뒤졌다. 그래서 문 대표의 측근은 “전 당원 투표를 포함한 재신임 안은 문 대표 입장에선 모든 걸 각오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부겸 전 의원은 “총선을 치르기 위해선 문 대표만으로도 안 되고 문 대표가 없어도 안 된다”며 재신임 투표 철회를 주장했다.



 ◆당원 투표 10만~20만 명=재신임 투표는 신기남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관리위원회가 진행한다. 설훈·김관영·전정희·진성준 의원이 위원을 맡았다. 전 당원 ARS 투표는 대의원과 권리당원, 일반당원이 모두 대상이다. 이윤석 조직본부장은 “당원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있는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원이 늘어 270만 명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연락처가 부정확한 경우가 많아 실제 대상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투표는 당원에게 전화를 걸어 안내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전화를 받지 않으면 다섯 차례 정도 재시도한다.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고 전화를 걸어와도 투표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 관계자는 “그동안 신뢰할 만한 대행업체를 이용해와 13일부터 실시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했다. 낮은 응답률을 고려하면 10만~20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당측은 예상했다.



 여론조사는 두 업체를 선정한다. 질문 문항에 대해 문 대표의 측근은 “혁신안과 무관하게 재신임 찬반을 묻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세부 방법은 관리위가 확정한다.



글=김성탁·강태화·이지상 기자 sunty@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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