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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방통위, 전국 터널의 재난방송 수신환경 첫 실태조사…'양호'는 10%도 안돼

중앙일보 2015.09.09 20:01
세월호 침몰사고를 계기로 국가재난방송의 수신환경을 개선하는 법이 만들어졌지만 터널이나 지하철의 라디오·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수신상태가 여전히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이 9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터널·지하공간 재난방송 수신환경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터널에서 수신상태가 양호한 중계기가 10%에도 못 미쳤다. 지하철에서도 수신이 잘 되는 곳은 절반 수준이었다.



방통위가 전국 터널·지하철 3024곳의 수신상태를 전수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 도로터널 1667곳에선 DMB 수신불량률이 91.2%, 라디오가 95.1%였다. 철도터널 621곳도 DMB의 98.9%, 라디오의 98.1%가 수신불량이었다.



지하철 지하구간 736곳은 DMB의 54.3%, 라디오의 61.8%가 수신이 불량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최근에 생긴 지하철 9호선조차 DMB의 83%, 라디오의 46%가 수신상태 불량이었다. 방통위는 “수신불량의 원인이 중계기 미설치 탓인지 설비 불량 때문인지는 별도로 파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6월 개정된 방송통신발전기본법(40조 2항)에 따르면 국가와 지자체는 터널과 지하철에 라디오와 DMB 중계기를 설치해야하고 국가는 필요한 예산을 보조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전까지는 DMB의 개별사업자가 설비를 마련할 뿐 국가나 지자체가 관여할 의무는 없었다. 라디오 재난방송 설비의 경우 2009년 국토부의 ‘도로터널 방재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에 따라 국가와 지자체에 관리 의무가 생겼다.



민병주 의원은 “재난 상황은 언제 발생할지 알 수 없는만큼 정부당국이 재난방송 설비를 서둘러 마련하고 수신상태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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