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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송이버섯으로 1000만 달러"…농식품 수출 고수들 한 자리에

중앙일보 2015.09.09 17:34
2008년 6월 경기 안성, 경북 김천, 전남 화순, 충남 천안 등지에서 새송이버섯을 키우고 있는 농장 주인 7명이 머리를 맞댔다. 버섯 품질에서나 생산량에서나 지역 대표로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지만 다들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버섯을 팔아 남기는 수익은 주는데 반해 국내에서 새로운 판로를 찾기는 힘들었다. 결국 그해 8월 이들 7개 농가는 힘을 합쳐 회사를 차리기로 했다. 농업회사법인 머쉬엠을 설립하고 수출에 도전했다.



7년이 지난 지금 머쉬엠은 북미ㆍ유럽ㆍ아시아에 중동까지 연간 1000만 달러(약 120억원)어치, 3000t이 넘는 물량의 새송이버섯을 수출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현재 전국 29개 농가가 참여하고 있고 총 재배 면적은 12만7000㎡에 이른다. 창립 멤버였던 김일중(67) 머쉬엠 대표는 성공 비결을 이렇게 설명한다. “여러 농가가 뭉쳐 일정하게 많은 물량을 생산하면서 품질 유지에 유리한 항공 운송비를 할인받을 수 있었다. 함께 품종과 모양, 색깔을 규격화하고 품질 관리도 철저히 해 중국이나 대만산 버섯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공동 주관하는 ‘농식품 수출 성공사례 확산 세미나’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렸다. 농식품 수출 고수로 꼽히는 농업인이 강단에서 성공 비결을 풀어놨다.



정훈백(55) 코메가 대표가 운영하는 들깨농장엔 한해 2000명 안팎의 관광객이 찾는다. 들깨가 자라나는 모습을 보고 들깨를 재료로 만든 음식도 맛볼 수 있는 체험농장, 들기름이 건강에 어떻게 좋은지 알려주는 들깨교실이 있어서다. 방문객의 10~20%는 외국인이다. 정 대표는 “그리스나 스페인 여행을 다녀온 한국 여행객이 올리브 오일에 빠지곤 하는데 외국인에게 생소하면서도 영양이 풍부한 들기름도 그런 경쟁력을 충분히 갖췄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 정 대표는 들깨와 들기름을 판매하고 싶었지만 백화점, 마트 구매담당자(바이어)는 만나주질 않았다. 고민 끝에 생각을 바꿨다. 외국인도 참여할 수 있는 체험농장을 열고 인터넷 사이트를 열어 직접 해외에 판매도 했다. 들기름의 오메가 3 성분이 좋다는 일본 내 입소문을 타고 일본 백화점에 당당히 입점하기도 했다. 지난해만 5억7000만원 상당 들기름 수출 실적을 올렸다. “수출은 해외에 나가야만 가능한 건 아니다”라고 정 대표는 강조한다.



건강 주스와 유기농 음료를 제조하는 퓨어플러스는 내수 시장이 아닌 해외 시장, 주문자상표 부착생산(OEM) 방식이 아닌 자체 브랜드를 내거는 ‘역발상’으로 수출에 도전해 성공한 케이스다. 각종 소스류를 생산하는 삼진글로벌넷은 코리아(Korea)란 국명과 태극기 모양을 상품 전면에 내세워 미국과 남미 시장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이렇게 농산물은 어엿한 수출 상품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국의 농수산식품 수출 실적은 2005년 34억1580만 달러에서 지난해 82억4971만 달러로 급증추세다. 올 1~7월 수출액은 46억5618만 달러로 6년 전 연간 실적(2009년 48억929만 달러)와 맞먹는다. 수출에 나선 농식품 업체도 2012년 5622개에서 지난해 7862개로 늘었다.



강혜영 농림축산식품부 수출진흥과장은 “매년 작황이나 수요에 따라 출렁이는 가격ㆍ판매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농가로선 수급 관리 측면에서도 수출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에 있어 대량의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각국의 위생·검역 기준을 맞추는 게 가장 중요한 만큼 철저한 준비는 필수”라고 조언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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