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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외교 배우러 간 인턴에게 주방보조 시킨 대사 부인

중앙일보 2015.09.09 17:29
공공외교를 배우기 위해 해외 공관에 파견된 인턴에게 대사 부인이 꽃꽂이와 음식 준비 등을 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9일 외교부에 따르면 주파나마 대사관에서 ‘공공외교 현장실습원’으로 일하고 있는 A씨는 지난달 21일 본인의 업무 범위를 벗어나는 부당한 업무를 강제로 했다고 이메일과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외교부 본부에 민원을 제기했다. 지난달 19일 파나마 공관에서 만찬행사가 있었는데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공공외교와 상관 없는 꽃꽂이와 음식준비 등을 했고, 일이 늦게 끝나자 대사 부인의 강요로 본인의 의사에 반해 집에 가지 못하고 관저에서 잤다는 것이다. 또 음식준비 과정에서 대사 부인이 자신에게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



외교부는 민원을 접수한 뒤 26~28일 감사관실 직원들을 현지에 보내 사건의 진상을 파악했다. 관련자들을 조사한 결과 폭언이나 욕설, 지속적인 압박 등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하지만 A씨가 18일 오후부터 밤까지, 19일 종일 자신이 동의하지도 않았고 공공외교와도 관계 없는 업무를 한 것은 사실로 조사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대사 부인이 A씨가 공공외교 현장실습원이라는 사실과 그 업무범위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음식 준비 등을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공외교 현장실습원 운용 지침 위반 사실이 확인된 만큼 추가적인 조사 뒤 합당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관장에게는 가족의 적절한 처신을 관리할 의무가 있긴 하지만, 대사 부인의 경우 민간인이기 때문에 외교부 차원에서 징계 등 조치를 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2013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공공외교 현장실습 제도는 청년들에게 현장 체험 기회를 주는 것이 목표다. 51개 공관에 1명씩 51명을 파견하고, 6개월 동안 일하게 된다. 공공외교 현장실습원의 본래 업무는 한국 홍보행사나 문화행사, 정책공공외교 등의 업무 지원이다. 체제비로는 월 110만원이 제공된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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