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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주먹 쥐고 눈만 부릅떠도 모욕"

중앙일보 2015.09.09 10:39
주먹을 쥐고 눈을 부릅뜨기만 해도 모욕죄가 될 수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A씨는 지난해 6월 모 교회 예배실에서 “자신에 대한 헛소문을 퍼뜨렸다”며 B씨 옆에서 주먹을 쥐고 흔들며 눈을 부릅떴다. 화가 난 B씨는 고소했고 검찰은 기소했다. 형법 제311조‘모욕죄’(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가 적용됐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인정해 벌금 30만원 형을 선고했다. A씨는 항소했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 조휴옥)는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9일 밝혔다.



대법원 판례는 ‘모욕’의 의미를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A씨는 “B씨가 다소 기분이 상했을 수는 있지만, 내가 한 행위의 의미는 막연하고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거나 경멸을 표한 것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은 언어적 표현이 아니더라도 모욕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도 “A씨의 행동은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A씨가 눈을 부릅 뜬 장소가 다른 사람들이 보고 있는 예배실이었다는 점은 모욕죄 인정의 다른 요건인 ‘공연성’을 충족하는 이유가 됐다.



임장혁 기자·변호사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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