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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쓴 채 1000만원 익명기부

중앙일보 2015.09.09 09:58
지난 7일 오후 60~70대로 추정되는 여성이 마스크를 쓴 채 부산시 부산진구 부암1동 주민센터를 찾았다. 흔히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수수한 옷 차림이었다. 그녀는 “불우이웃을 위해 성금을 내고 싶다”고 했다.



주민센터 사회복지담당 이선영(38)씨가 그녀를 맞았다. 이 여성은 이씨에게 두툼한 봉투 1개를 내밀었다.



“나도 어려운 생활을 해서 잘 안다. 추석을 앞두고 어려운 이웃에게 쌀이라도 사 줬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10년간 모은 1000만원”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씨가 봉투를 열어보니 5만원권 두 묶음이 들어있었다.



돈 봉투를 받은 이씨가 차라도 한잔 하고 가시라며 그녀를 동장실(동장 이학문)로 안내했다. 이어 이름이나 주소지를 알려달라고 했지만 그녀는 “남편이 알아서도 안 된다”며 거부했다. 곧이어 주민센터 직원이 마실 차를 가져왔지만 그녀는 이마저 거절하고 총총걸음으로 주민센터를 떠났다.



주민센터 직원 이씨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머니 같은 분이셨는데, 마스크를 쓴 채 큰 돈을 내놓아 너무 놀라고 고마웠다”고 말했다. 주민센터는 추석 전에 불우 이웃을 위해 이 돈을 쓸 예정이다.



부산=황선윤 기자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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