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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구조 늦어 저체온으로 숨져” VS 해경은 “구명조끼 안 입어 희생”

중앙일보 2015.09.09 02:08 종합 12면 지면보기
제주 추자도 앞바다에서 전복된 돌고래호 사건 사망자 가족들이 해양경비안전본부와 맞섰다. 사망 원인을 놓고서다. 가족들은 “해경의 늑장 구조로 인한 저체온증”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해경은 “제대로 된 구명조끼를 입지 않아 익사한 것”이라고 하고 있다.


사망 원인 놓고 양측 줄다리기
돌고래호 선장 부인 참고인 조사

 돌고래호 가족대책위는 8일 전남 해남군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돌고래호는 전복된 지 11시간이 지나서 발견됐다”며 “시간이 오래 지체된 데 따른 저체온증이 사망 원인”이라고 했다. 사고 당일 돌고래호에서 나오는 위치 신호는 오후 7시40분쯤 끊어졌다. 해경이 심야 수색을 벌였으나 돌고래호는 지나가던 어선에 의해 11시간 뒤인 다음날 오전 6시40분쯤 발견됐다.



 가족들은 지난 6일 사고 해역에서 발견된 사망자 10명 중 4명이 낚시조끼를 입고 있어 사망하기 전까지 상당 시간 바다에 떠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낚시조끼 자체가 물에 뜨는 힘(부력)이 있어 구명조끼 역할을 한다는 게 가족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제주해경 성기주 경비과장은 “낚시조끼는 입고 있을 때 가슴 윗부분 이상이 물에 떠오를 만큼 부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이평현 제주해경본부장은 “사망 원인을 정확히 밝히려면 부검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경은 유족들과 협의해 시신 부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해경은 이날 사망한 돌고래호 김철수(47) 선장의 부인 이모(42)씨를 조사했다. 돌고래호의 불법 증개축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부인 이씨는 돌고래호 선주로 등록돼 있다. 이씨는 이날 해경 조사를 받은 뒤 중앙일보 기자와 만나 “(사고가 난) 5일 저녁에 돌아온다는 전화를 받았는데 이렇게 됐다”고만 했다.



 해경과 해군 등은 8일에도 선박 40여 척과 항공기 2대를 투입해 구조·수색작업을 벌였으나 이날 오후 늦게까지 실종자를 찾지 못했다. 해경은 그물을 해저 바닥까지 펼치는 저인망 어선을 추가로 투입했다. 이날 오후 늦게부터 사고 해역에는 강한 바람이 불었고, 이런 날씨는 10일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기상청이 관측했다. 돌고래호 사고 사망자는 10명, 구조자는 3명이다. 실종자는 8명으로 추정된다. 해경에 보고한 승선자 명단이 실제와 달라 해경은 아직 실종자 수 등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해경 러시아제 헬기 고장=상당수 해경 헬기에 기계적 결함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올 7월 점검에서 해경이 보유 중인 러시아제 KA-32 헬기 8대 중 4대에서 엔진 결함이 발견됐다. 국민안전처는 “4대 중 3대는 엔진을 교체해 정상 가동에 들어갔고 최초로 문제가 발견된 1대는 제작사에 원인 분석을 의뢰하기 위해 놔뒀다”고 밝혔다. 해경은 모두 17대의 헬기를 보유하고 있다.



해남·제주·인천=김호·차상은·최모란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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