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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에 마케팅도 넣어라” 교수끼리 지적하는 건양대

중앙일보 2015.09.07 02:02 종합 5면 지면보기



2015 대학교육의 창간 질 평가 <상> 재학생들이 본 우리 학교
교육 질 만족도 높은 강소대학들
국제화·창업교육 활발한 숙대
15년간 해외 보낸 학생 2920명
코리아텍 수업 절반 실습으로
인성교육도 의무 … 취업률 1위







“학생이 제약사의 연구·개발, 마케팅도 알아야 할 텐데 강의 내용이 부족하다.” “질의응답을 먼저 받고 특강을 해야 학생 관심을 더 끌 수 있을 것 같다.”



 개강을 앞둔 지난달 27일 충남 논산의 건양대 자연학관 1층 강의실. 이 학교 창의융합대학 최남송(의약바이오학부) 교수가 2학기 수업 계획을 발표하자 10여 명의 교수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이 대학에선 학기 시작 전 같은 단과대 교수들끼리 모여 강의 계획을 함께 점검한다. 다른 교수의 강의에 대해 참견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다른 대학에선 이런 장면은 보기 힘들다. 이날 토론 뒤 최 교수는 “강의 계획을 마케팅 전공 교수와 함께 다시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시간 맞은편 강의실엔 ‘교육 질 관리 및 교육과정 워크숍’이 열리고 있었다. 교수 40여 명이 학생의 몰입도를 높이는 교습법에 대해 배우는 중이다. 김세훈 교육질관리처장은 “이런 워크숍이 이번 여름방학에만 20여 차례 열렸다”고 말했다.



 건양대·숙명여대·코리아텍(한국기술교육대)은 학생 정원이 1만 명에 미치지 못하는 소규모 대학이다. 교육여건뿐 아니라 연구력, 사회적 평판 등을 지표로 삼는 국내외 대학 순위엔 잘 부각되지 않는 학교다.



 이들 대학이 창간 50주년을 맞아 시행한 중앙일보 대학교육 질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 세 학교 재학생이 체감하는 교육의 질과 만족도는 조사대상 37개 대학 중 ‘상(상위 10~25%)’으로 평가됐다. 교육중심대학을 표방하는 이들 대학에선 교수와의 상담(건양대 3위)과 수업 중 토론(코리아텍 3위)이 활발하다. 학습 시간(코리아텍 2위, 숙대 6위), 영어강의 만족도(숙대 2위), 사회봉사 경험(숙대 1위) 등 상당수 문항에서 대형 대학을 앞섰다.



 건양대는 학생과 교수와의 관계가 가깝다. 학생 열 명 중 아홉(90.5%)이 지난 학기에 교수와 수업 내용·과제를 상담한 경험이 있다. 만남은 강의실 밖으로도 이어진다. 교수 한 명이 학생 10~20명과 팀을 꾸려 취미 활동이나 연구 프로젝트를 함께하는 ‘파트너십 트레이닝’을 운영한다. 의료신소재학과 한기남(22)씨는 “지난 학기 3D프린터로 의수를 함께 만들었는데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만나다 보니 자연스레 협업하는 능력이 길러졌다”고 말했다.



 숙명여대는 서울 소재 대학 가운데 학습시간(14.7시간)이 가장 길다. 학교는 학습 지원에 적극적이다. A학점을 받은 선배가 후배의 예·복습을 돕도록 주선한다. 스터디 그룹에는 모임 장소와 간식비·인쇄비 등을 지원한다.



 이 대학 박효빈(19·외식경영2)씨는 “영어 강의를 따라가기 벅찼지만 해석을 도와준 선배 덕에 좋은 성적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제화·창업교육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 국제교류프로그램인 ‘숙명글로벌탐방단’은 1999년부터 지금까지 2920명의 학생을 해외로 보냈다. 학생이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학교가 자본금을 대주어 실제 창업까지 이어지는 방식의 수업도 활발하다.



 취업률 1위(2014년, 85.9%)인 코리아텍은 수업의 절반을 설계·가공·제작과 같은 실습으로 진행한다. 학교는 총 200여 개 실습실 중 80개를 24시간 개방한다. 본지 조사 결과 이 학교 학생은 수업 준비를 위해 일주일에 평균 28.4시간(2위) 공부한다. 3·4학년 때는 다양한 전공을 가진 학생 4~6명이 팀을 꾸려 6개월간 졸업작품을 만든다. 교수와도 자주 만난다. 정건웅(27·메카트로닉스4)씨는 “일주일에 한 번은 커피를 사들고 지도교수를 편하게 뵈러 간다”고 말했다.



 최근엔 인성·시민교육 노력도 활발하다. 코리아텍은 8월 이를 전담하는 3층 규모의 시설(나우리인성관)을 열었다. 내년부터 신입생 전원이 인성교육 과목(1학점)을 이수하게 된다. 김기영 총장은 “소비자의 취향에 맞춘 제품을 생산·개발해야 하는 공학도에겐 인성·감성이야말로 필수”라고 말했다.



◆대학 평가팀=천인성(팀장)·박유미·남윤서·현일훈 기자, 심송진·구세미·이화 연구원 guchi@joongang.co.kr

◆취재 참여=이설(중앙대 경영 졸업)·이유경(연세대 정치외교4)·김벼리(성균관대 국문4)·최문석(조선대 역사문화 4)



※조사 대상 = 2014 중앙일보 대학평가 상위 37개 대학(종합평가 상위 30위, 교육중심대학 상위 10위 이내)

'그렇다'(%)=해당 문항에 긍정적인 응답을 한 학생 비율

점수는 5척도 응답을 점수화(매우 그렇다=100, 그렇다=75, 보통=50, 그렇지 않다=25, 전혀 그렇지 않다=0), 100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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