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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강의 동영상 미리 줬더니 학생 토론 참여율 99%

중앙일보 2015.09.07 02:00 종합 4면 지면보기
KAIST 석현정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는 매주 1시간30분 분량의 동영상을 제작한다. 학교 스튜디오에서 녹화한 자신의 강의에 자료 영상·그림, 자막은 물론 배경음악까지 넣다 보면 10시간 넘게 걸릴 때도 있다. 동영상 강의를 미리 본 학생들은 3면이 칠판인 강의실에서 팀별 토론을 하거나 과제를 발표한다. 석 교수는 조교들과 함께 강의실을 돌며 질문을 던지고 물음에 답할 뿐이다.


2015 대학교육의 창간 질 평가 <상> 재학생들이 본 우리 학교
학생 만족도 높인 건 참여·소통
‘교수는 수업서 강의 말자’ 원칙
3면 칠판 강의실선 발표·토론뿐
전남대, 교수와 의사소통 2위
서강대, 학생이 교양과목 제안

 이 대학은 ‘수업에서 (교수는) 강의하지 말자’를 원칙으로 삼는 이런 수업을 ‘에듀케이션 3.0’이라고 부른다. 현재 100여 개 강의가 진행 중이다. 석 교수는 “감독 겸 배우가 된 것처럼 힘들지만 수업 중 조는 학생이 사라졌다”며 웃었다. 학생의 학습량은 오히려 늘었다. KAIST 학생의 학습량(주당 30.5시간), 수업 중 토론 참여(학생 99%) 모두 본지가 조사한 37개 대학 중 1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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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대학을 포함해 전남대·포스텍(옛 포항공대)이 37개 대학 중 ‘최상’을 차지했다. 재학생이 평가하는 교육의 질, 만족도가 높게 나온 결과다. 이들 대학을 찾아가 보니 여느 대학과 달리 일방통행 수업을 개선하고 교수·학생 간 소통을 높이려 노력했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 정종원 팀장은 “교수가 학생 상담에 적극적이고 수업 혁신에 힘쓰는 학교일수록 재학생의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전남대는 ‘교수와의 의사소통’(2위), ‘과제 시험에 대한 자세한 피드백’(2위) 등 교수·학생 관계에서 최상위권이었다. “졸업 후 동문회 참여하거나 기부금을 내고 싶다”는 학생 비율(83%)도 가장 높았다.



 비결은 다양한 공동체 활동. 이 대학은 2005년부터 교수·학생, 선후배, 교수 간 소모임을 지원하는 ‘아하! 학습공동체’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이뭣고-교학상장(敎學相長)’은 희망하는 신입생 누구나 전공 교수와 2주에 한 번 이상 상담하는 프로그램이다. 이혜인(20·자율전공학부1)씨는 “교수님을 자주 뵙다 보니 수업에서도 스스럼없이 물어볼 수 있다. 공부·학교 생활 전반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포스텍 학생들은 학교가 제공하는 지원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건강, 학사 행정, 상담, 도서관·기숙사 등 시설, 장학금에 대한 만족도가 37개 조사 대학 중 1위다. 신입생의 학업을 돕는 ‘SMP(Student Mentoring Program)’는 성적이 우수한 3·4학년생이 후배 4~5명의 ‘과외 교사’가 되는 프로그램이다. 전자전기공학과 남모(21)씨는 “1학년 때 튜터 선배가 수업에서 다루지 않는 문제 풀이를 도와줬는데 고등학교 선생님보다 쉽고 재미있게 가르쳐 줬다”고 전했다. 또 기숙사 층마다 담당 교수를 두고 학생의 고민을 상담한다.



 이번 평가에서 ‘상’ 등급을 받은 서강대·성균관대·이화여대도 수업 질을 높이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재학생들로부터 ‘교양과목이 흥미롭다’는 평가(인문사회계 4위)를 받은 서강대는 2013년부터 매 학기 ‘교양교과 제안전’을 열고 있다. 학생이 배우고 싶은 과목을 제안하면 학교는 신규 강의로 개설한다. 지금까지 3D 프린팅 디자인, 현대 중동의 이해 등 11개 강의가 생겼다. 지난해 개설된 ‘공정무역과 사회적 기업’ 수업은 박성수(24·경영4)씨가 제안했다. 박씨는 “내게 필요한 강의가 생겨 좋았고, 학교가 학생과의 소통을 원한다는 걸 확인해 기뻤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학생들로부터 ‘교육 과정이 시대 흐름에 맞게 변화한다’는 항목에서 4위를 차지했다. 이 학교는 지난해 교수 업적 평가 기준을 고쳤다. 융합과목이나 토론수업을 개설·운영하는 교수를 우대하기 위해서다. 교수·학생 간담회를 활성화하기 위해 경비도 지원해 준다. 조원빈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수강생과 편하게 대화해 보니 그동안 몰랐던 면모를 알게 됐다. 그렇게 만난 학생은 수업에 더 열심”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는 교환학생 등 국제화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3위)가 높다. 특히 학생들 사이에선 ‘교수 인솔 해외 학습 프로그램’이 인기다. 전공 교수가 직접 기획해 미국·유럽·아시아 대학과의 공동 수업·세미나를 진행하는데 2008년 시작돼 올여름까지 179개 팀 2500명이 참여했다.



◆대학 평가팀=천인성(팀장)·박유미·남윤서·현일훈 기자, 심송진·구세미·이화 연구원 guchi@joongang.co.kr

◆취재 참여=이설(중앙대 경영 졸업)·이유경(연세대 정치외교4)·김벼리(성균관대 국문4)·최문석(조선대 역사문화 4)



※조사 대상 = 2014 중앙일보 대학평가 상위 37개 대학(종합평가 상위 30위, 교육중심대학 상위 10위 이내)

'그렇다'(%)=해당 문항에 긍정적인 응답을 한 학생 비율

점수는 5척도 응답을 점수화(매우 그렇다=100, 그렇다=75, 보통=50, 그렇지 않다=25, 전혀 그렇지 않다=0), 100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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