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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낚싯배 전복사고 … 세월호 참사 벌써 잊었나

중앙일보 2015.09.07 00:29 종합 34면 지면보기
제주 추자도에서 지난 5일 발생한 낚싯배 전복사고로 또 많은 인명이 피해를 보았다. 배에 타고 있던 승객 중 3명은 구조됐지만 10여 명은 숨지거나 실종된 상태다. 해경은 해상 초계기까지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승선 인원을 파악하지 못하는 등 해상 안전사고에 대한 대처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주먹구구식 승선관리를 개선하지 못한 것이다.



 사고가 난 돌고래호에는 선장과 낚시객 등 19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출항신고에 제출된 명부에는 22명이 기재돼 있다. 이 중 4명은 승선하지 않았고, 생존자 중 한 명은 승선원 명부에 기재되지 않았다고 한다. 출입항 때 승선인원 명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허술하게 이뤄진 탓이다. 사고 선박과의 교신이 끊긴 뒤 초등대처가 미흡했던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5일 오후 7시쯤 추자도 신양항에서 출항한 돌고래호는 7시38분을 마지막으로 통신이 끊겼다. 당시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사고 해역에는 강풍이 불어 연락이 닿았더라도 구조가 상당히 어려웠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위치추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11시간 가까이 배에 매달려 있던 승객 중 상당수는 구조되지 못했다.



 승선자들의 대부분이 호우와 강풍에도 불구하고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것도 희생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생존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구명조끼가 비에 젖어 축축했던 데다 관리상태가 부실했다는 것이다. 관련법은 낚시어선업자와 선원은 안전운항을 위해 승선자 전원에게 구명조끼를 착용토록 해야 한다. 만약 승객이 이를 거부하면 선장은 제재를 가할 수 있다. 하지만 레저선박에 승선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배에 타자마자 구명조끼를 벗어 버리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 낚시 인구가 600만 명에 이르는 등 레저산업에 대한 관심과 열기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일상에서의 찌든 삶에서 벗어나 자연과 호흡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안전에 대한 경각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벌써 잊었는가. 안전은 당국과 개인 모두가 지킬 때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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