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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챌린저 & 체인저] 아이센스·에스엔유 … 교수+대학원생 독창적 기술 개발해 창업 성공

중앙일보 2015.09.07 00:25 경제 2면 지면보기
이병헌
광운대 경영대 교수
아이센스는 광운대 화학과의 차근식·남학현 교수와 석박사 과정 학생들이 개발한 ‘바이오센서’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탄생한 회사다. 지난 2013년엔 코스닥 시장에 상장도 했다. 차별화한 기술력을 토대로 지난해 매출 956억원에 영업이익 181억원의 성적을 거뒀다. 아이센스의 주무기는 ‘휴대용 혈당계’다. 국내·외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인 스위스 로슈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하고 있다.



 교수·대학원생들이 수년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독창적인 기술을 사업화한 사례는 이뿐이 아니다. 서울대 기계공학과 박희재 교수팀이 창업한 반도체·LCD 정밀 측정장비 업체인 에스엔유 프리시젼도 비슷한 경우다.



 청년 실업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정부는 대학생 창업을 장려하고 있다. 대학에서도 대기업·공공기관 등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학생들의 눈을 ‘모험 산업’ 분야로 돌리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계획서 작성법이나 창업 실무 등에 대한 다양한 강좌가 개설돼 있고, 각종 경진대회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대학의 ‘기업가 정신’ 고취와 창업 열기는 좀처럼 불이 붙지 않고 있다.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30대 이하의 대학생·청년들이 창업한 기업은 ‘닷컴 열풍’ 당시인 지난 2001년 54%에서 지난해 9%로 줄었다.



 대학생 창업은 질적인 면에서도 문제가 많다. 전문성이 부족한 창업 동아리 같은 곳에 의존할 때가 많다. 주요 업종도 커피숍·인터넷 쇼핑몰 등 소규모 자영업에 몰리곤 한다. 대학생의 열정과 패기만으론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창업 인프라나 벤처 생태계가 선진화된 곳을 따라잡기 힘들다. 한국에선 기술력 뿐 아니라 사업 경험이 있는 경영자, 투자자금, 협력 네트워크 등을 스스로 확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정부가 창업 지원금만 대준다고 문제가 풀리진 않는다. 기술력·사업력이 부족한 기업을 지원할 경우 되레 젊은 신용불량자들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창업 인프라가 열악한 국내에선 학부 학생의 창업보다는 교수·석박사 과정 인력을 통한 ‘실험실 창업’을 촉진해야 성공 가능성도 커진다. 현재 정부는 매년 10조원 규모의 예산을 들여 대학과 공공 연구기관의 연구개발을 지원한다. 석박사 기술 인력을 창업에 활용하는 쪽에 무게 중심을 두고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이병헌 광운대 경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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