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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남자의 자격, 환호 뒤에 위기?

중앙일보 2015.09.07 00:02 경제 11면 지면보기
<결승2국>

○·탕웨이싱 9단 ●·김지석 9단



제10보(92~102)=끊었다. 김지석은 그곳을 보고 있었다. 93으로 끊는 순간 서울과 시안 두 도시에서 환호가 울렸다. 김지석은 남자다!



다음은 쉽다. 잡힐 때 잡히더라도 그냥 빵따냄을 허용할 순 없으니까 94로 나가야 하는데 95가 안성맞춤의 호구.



96은 아무리 바빠도 외면할 수 없는 곳이다. 손 빼면 흑이 먼저 이곳을 선수로 막아 중앙 백까지 위험해진다.



97로 손이 돌아왔다. 바둑돌 통을 빠져나와 바둑판으로 향하는 손이 나긋나긋하다. 98로 잡을 수밖에 없고 그때 우상귀 99까지 기분 좋게 선수한 뒤 101로 넉넉하게 잡았다.



탕웨이싱은 괴롭다. 우하귀 쪽 흑 1점을 효과적으로 잡으려고 백△ 를 두었는데 93을 당하는 바람에, 1수로 해결될 곳을 2수나 들이게 만든 완착이 돼버렸다.



서울의 검토실은 낙승무드. 김지석의 생애 첫 세계타이틀에 대해서 이야기꽃을 피우기 시작했는데 그때 상변 102가 떨어졌다.



흠칫, 놀란다. 102를 보는 순간 박정환과의 준결승3국에서 다 기울었던 승부를 뒤집어버린 ‘탕류(한국의 젊은 프로들은 끈적끈적한 탕웨이싱의 수법을 이렇게 부른다)’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죽음의 철옥에서 만들어낸 부활의 묘기 재현. ‘참고도’ 흑1 이하의 진행이면 바로 수가 난다. 김지석은 이 수를 대비했을까.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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