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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리위안, 열병식 참석한 첫 중국 퍼스트레이디

중앙일보 2015.09.03 16:59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신중국 성립 이후 15번째 열병식에 중국의 영부인 자격으로는 처음으로 참가했다.



시진핑 내외는 3일 오전 9시(현지시간)부터 단문(端門) 앞 광장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내외를 시작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까지 외국 정상급 귀빈들을 영접했다.



시 주석 부부와 개별 촬영을 마친 뒤 펑 여사는 “이 쪽으로 오세요(This way, please)”라는 영어로 정상들을 안내했다. 붉은색 원피스 차림의 펑 여사는 노란색 재킷을 입은 박근혜 대통령 옆 자리에서 단체 촬영을 했다.



외국 귀빈 중 앳된 백인 소년 한 명이 천안문 망루에 올라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주인공은 니콜라이 루카셴코(10)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1) 벨라루스 대통령의 셋째 아들로 밝혀졌다. 2013년 유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 장례식에도 동행했을 정도로 루카셴코의 분신이다. 벨라루스의 영향력 여론 조사에서 43위에 오른 실력자다.



3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항일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는 상징을 좋아하는 중국의 문화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오전 10시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개막 선언과 함께 56개 민족을 상징하는 56문의 대포가 승전 70주년을 상징하는 70발의 예포를 발사했다.



시주석이 사열을 마치고 천안문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왼손으로 경례하는 듯한 장면에 카메라에 잡혔다. 일부 네티즌은 "도덕경에 왼손으로 하는 예가 더 중요하다"며 시 주석의 손짓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는 시 주석이 왼손을 들어 장병을 격려한 것으로 카메라 각도로 인해 마치 경례하는 듯이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처음은 누구나 노력하지만 끝까지 계속하는 사람은 적다(靡不有初鮮克有終·미불유초선극유종)”는 시경(詩經)의 구절을 인용해 중국 5000년 역사의 유구함과 찬란함을 강조한 뒤 “정의·평화·인민은 반드시 이긴다”고 외치며 오른손을 불끈 치켜 올리기도 했다.



천안문을 내려온 시 주석은 10시 20분 중국산 고급 세단의 대명사인 훙치(紅旗)에 탑승해 사열을 시작했다. 훙치 자동차는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 방중시 중국 측이 제공한 차종이다. 시 주석이 탄 훙치의 번호판에는 붉은 바탕에 금빛의 중화인민공화국 휘장이 달렸다. 번호판에 휘장이 달린 것은 66년만에 처음으로 전임 지도자와의 차별화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1984년 덩샤오핑은 A01-3430, 1999년 장쩌민(江澤民)은 甲A·02156, 2009년 후진타오(胡錦濤)는 京V·02009 번호판이 달린 훙치를 탔다.



사상 최대 규모인 207명으로 편성된 3군 의장대가 절도 있는 동작으로 천안문 앞을 지나며 분열이 시작됐다. 51명의 육·해·공 여성의장대가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6.5㎏의 95식 소총을 들고 분열했다. 2009년 건국 60주년 열병식에서 378명의 비무장 치마군복 차림의 3군 여군부대와 서브머신 건을 들고 분홍색 치마를 입은 352명의 여자민병부대에 이은 여군 사열이었다.



중국중앙방송(CC-TV)의 입체 취재도 인상적이었다. 99A식 탱크의 캐터필러 옆은 물론 수륙양용장갑차 내부 모습과 항공부대 안까지 전파를 띄웠다.



열병식의 '숨은 영웅'은 2000명이 넘는 청소부들이었다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베이징 환웨이(環衛)그룹에 따르면 천안문의 청소요원은 2449명이었다. 열병식 당일인 3일 새벽에 22대의 차량이 맨 마지막으로 청소를 진행했는데, 열병식이 이뤄진 도로의 먼지가 1평방미터 당 2g을 넘지 않도록 정리했다고 한다. 천안문 주위 화장실은 지난 60주년 열병식에 비해 4배로 늘어나 열병식 참석인원 24명당 화장실 하나가 배정되도록 배려했다.



서유진 기자·왕철 중국연구소 연구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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