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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개미만한데 괴력, 이보다 작은 영웅 봤나요

중앙일보 2015.09.03 00:53
앤트맨은 몸집을 자유자재로 바꿀 뿐 아니라 텔레파시로 개미들을 조종할 수 있다. [사진 월트디즈니코리아]

“수퍼 히어로가 줄었어요.”

오늘 개봉 영화 ‘앤트맨’
아기자기하지만 드라마는 약해
변신 수트, 한국계 앤디 박 작품


3일 개봉하는 영화 ‘앤트맨’(원제 Ant-Man, 페이튼 리드 감독)은 이렇게 요약해도 좋을 듯하다. 지금까지 마블 만화의 여러 수퍼 히어로 중에서 이렇게 작은 몸집을 자랑하는 주인공은 없었다. 이번엔 ‘개미’만한 히어로, 앤트맨이 주인공이다. 마블의 수퍼 히어로 영화가 창조한 가상세계인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 이하 MCU)에 앤트맨이 새롭게 합류했다.

 ‘앤트맨’은 현실 밀착형 수퍼 히어로로 승부수를 띄웠다. 주인공 스콧 랭(폴 러드)은 알량한 손재주 외에는 타고난 능력이 별로 없는 평범한 남자. 우연히 한 저택에서 낡은 오토바이 수트를 발견하고, 과학자인 행크 박사(마이클 더글러스)의 제안을 받아 앤트맨으로 변신한다. 그가 앤트맨이 되고자 마음먹은 이유도 생활인답다. 이혼한 아내가 키우는 어린 딸에게 떳떳해지기 위해서다. 영화는 수트에 달린 버튼으로 몸집을 줄이고 괴력을 발휘하는 앤트맨을 통해 현미경으로 봐야 할 정도의 작은 세계로 관객을 안내한다.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조차 어마어마한 위협이 되는 공간이다. 이 초소형 세계에서 온 힘을 다해 싸우는 스콧의 모습이 웃음을 선사한다. 지금껏 한 번도 보지 못한 아기자기한 액션이다. 과거 ‘애들이 줄었어요’(1989)를 떠올리게 하는 설정이지만, 화면 구성은 훨씬 더 정교해지고 묘사는 생생해졌다.

 페이튼 리드(51) 감독은 아기자기한 액션과 코믹하고 재치 넘치는 대사를 경쾌하고 빠른 리듬으로 엮어냈다. 리드 감독은 “앤트맨과 악당, 두 인물의 크기가 작아진 장면을 결코 애니메이션처럼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며 “사실적 묘사를 위해 기술적인 측면에 특히 신경썼다”고 말했다. 영화에 나오는 앤트맨 수트를 한국계 앤디 박(마블 시각 개발 감독)이 디자인했다는 점도 주목해 볼 만하다. 리드 감독은 “만화책 용도로 만들어진 것을 영화용으로 재창조해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시각 개발팀에서 초안을 가져올 때마다 감탄했다. 그들이야말로 마블 최고의 재원”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마블은 아이언맨을 필두로 한 ‘어벤져스’(2012~) 시리즈로 현란하고 거대한 스펙터클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로 키치적 감성이 돋보이는 모험 액션을 보여준 바 있다. 반면 ‘앤트맨’은 친근한 캐릭터와 가족애를 내세운 코미디 버전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색다른 매력의 수퍼 히어로가 한 명 더 늘었다.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 5개 만점, ☆는 ★의 반 개

★★★☆(장성란 기자): 개미만한 앤트맨을 내세워 마블 수퍼 히어로 영화 중 가장 아기자기한 재미를 선보인다. 부녀 관계가 중심인 드라마는 약한 편.

★★★☆(강유정 영화평론가): 사랑스런 대디맨(daddy man)으로 거듭나기 위한 딸바보 아빠의 갱생기. 말 그대로 자잘한 유머와 귀여운 센스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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