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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민아 고맙다, 후평중·동북고 억대 보너스

중앙일보 2015.09.03 00:36 종합 30면 지면보기
축구대표팀 공격수 손흥민(23)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 토트넘 홋스퍼에 진출하며 손흥민의 모교와 한국 유소년 축구에 단비가 내렸다. 손흥민의 성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짭짤한 보상금을 받게 됐다.


토트넘 이적료 400억원 중 20억, 출신 학교·클럽에 보상금 지급
함부르크 유스팀 7억 받아 최다
부안초·육민관중은 축구팀 해체
대한축구협회가 대신 2억 받아 … 유소년 육성 기금으로 쓰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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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트넘은 지난달 28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레버쿠젠(독일)과 손흥민 이적 계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오는 2020년까지며 이적료는 3000만 유로(약 400억원)다. 유럽 축구리그에 진출한 아시아 선수를 통틀어 역대 최고액이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2일 “손흥민이 올 여름 프리미어리그 이적료 순위에서 9위에 올랐다. 토트넘 창단 이후 세 번째로 높은 금액이자 올 시즌 영입한 선수들 중 최고액”이라고 전했다.



 손흥민의 이적료가 공개되자 팬들 뿐만 아니라 손흥민이 몸담았던 팀들도 함께 환호했다. 토트넘으로부터 ‘연대 기여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선수 지위 및 이적에 관한 규정’에서 ‘계약 기간을 남긴 선수가 팀을 옮길 경우, 해당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이 원 소속팀에 지급하는 금액(이적료)의 5%를 선수 출신 학교 또는 클럽팀에 배분한다’고 명시했다. 축구계가 재능 있는 유망주를 적극 발굴·육성하도록 돕기 위한 당근책이다. 해당 선수가 12~23세(23세 이전에 프로 데뷔할 경우 해당 연령까지) 사이에 뛰었던 팀은 모두 연대 기여금을 받는다. 해당 국가 축구협회 선수등록일을 기준으로 12~15세 사이 소속팀은 1년당 연대 기여금의 5%씩, 16~23세 사이 소속팀은 10%씩 받는다.



 이적료가 400억원인 손흥민의 연대 기여금은 20억원에 이른다. 규정상 손흥민이 축구를 시작한 춘천 부안초가 1억원, 후평중과 육민관중은 각각 2억원·1억원 가량의 지분이 있다. 손흥민이 대한축구협회 해외유학 프로그램 대상자가 돼 함부르크(독일)로 떠나기 전 반 년 가량 몸담았던 동북고도 1억원 가까운 금액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네 학교 중 부안초와 육민관중은 축구팀을 해체해 기여금을 받을 자격을 잃었다. 조준헌 대한축구협회 홍보팀장은 “연대 기여금은 좋은 선수를 길러낸 데 따른 보상금이 아니라 앞으로도 유망주를 적극 키워달라는 격려금”이라면서 “FIFA 규정에 따라 두 학교에 배당된 금액은 대한축구협회로 귀속돼 유소년 축구에 투자된다”고 말했다.



 손흥민 이적의 최대 수혜자는 함부르크다. 손흥민은 16살이던 2008년 함부르크 유스팀에 입단해 유럽 무대 적응력을 키웠다. 2년 뒤인 2010년 10월 1군에 승격해 독일 분데스리가(프로 1부리그)에 데뷔했다. 독일 스포츠전문매체 스포르트1은 2일 ‘손흥민이 함부르크 유스팀에서 몸담았던 기간에 발생한 연대 기여금이 50만 유로(7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함부르크는 지난 2013년 손흥민을 레버쿠젠으로 이적시키며 계약서에 ‘재이적할 경우 250만 유로(33억원)를 추가 지급한다’는 조항을 삽입했다. 토트넘 이적에 따른 부가 수입이 40억원에 달한다. 레버쿠젠으로 보내며 받은 이적료(1000만유로·133억원)까지 더하면 수입 총액은 170억원 이상이다.



 손흥민의 빅클럽 이적과 그에 따른 연대 기여금은 한국 유소년 축구계 전체에 동기부여가 된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연대 기여금은 선수가 이적할 때마다 횟수 제한 없이 발생한다. 좋은 선수를 길러낸 팀이 더 적극적으로 선수 발굴에 매진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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