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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이자도 못 갚는 기업 정리 방안 마련 중”

중앙일보 2015.09.03 00:10 경제 4면 지면보기
임종룡
“기업부채를 우리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비 올 때 우산 뺏는 건 곤란하다. 하지만 ‘좀비기업’은 사전에 골라낼 수 있어야 한다.”


“금융권 자율·창의성 억누르는 금리·수수료 등 통제 개선돼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일 금융회사에 기업부채에 대한 ‘선제 대응’을 주문했다.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금융권이 살릴 수 있는 기업과 ‘좀비기업’을 가려야 한다”는 발언 자체는 원론적이다. 하지만 그간 금융당국이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기업에 대한 원활한 자금 공급을 강조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게중심이 빚 관리와 구조조정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 위원장은 이날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기업의 영업여건은 악화하는데 부채는 늘고 있는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며 “문제가 표면화되지 않도록 사전에 금융권이 부채를 선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번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상황이 만성화된 ‘한계기업’의 정리 방안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를 다음달 말까지 설립해 시장 중심의 구조조정 시스템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가계 부채에 대해서도 “은행권 대출 동향을 집중 점검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총량 규제보다는 ‘질 관리’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임 위원장은 “갚을 수 있는 만큼 빌리고, 처음부터 갚아나가도록 하는 게 가계부채 문제에 대응하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분할상환 대출을 늘리고, 은행권이 상환능력 심사를 깐깐하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가계부채 대책을 지난달 발표했다.



 금융개혁의 고삐도 더욱 죄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금리와 수수료, 배당 등에 대한 가격통제는 금융권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억누르는 대표사례로 반드시 개선돼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금융회사에 자율을 더 주되 문제가 생길 때 처벌은 더욱 엄격히 할 계획이다.



이날 금융위는 금융회사에 직원에 대한 제재를 맡기는 대신 법규 위반에 물리는 과태료는 현재의 2배로, 과징금은 3~5배로 한도를 끌어올리는 내용의 ‘제재개혁 추진방안’을 내놨다.



조민근 기자 jm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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