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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억에 사서 25억으로 신고 … 편법 ‘업계약’ 늘었다

중앙일보 2015.09.03 00:10 경제 4면 지면보기
A씨는 지난해 4분기 부산 강서구의 숙박시설을 17억6000만원에 매입하고도 양도소득세를 줄이기 위해 25억원으로 신고했다. B씨는 지난해 3분기 경남 진주시 주택을 2억7000만원에 팔았지만 매매 과정에서 계약서상 가격을 3억5000만원으로 하자는 매수인 측의 요구를 들어줬다. 역시 양도소득세를 줄이기 위한 편법이었다. 두 사람과 거래 상대방 모두 국토교통부에 적발돼 취득세의 1.5배에 해당하는 과태료를 물었다.


5년간 적발 건수 3.4배 증가
시세차익 예상 양도세 최소화 목적
담보대출 한도 늘리는데 이용도

 집값을 올려 계약하는‘업(up)계약’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토교통부가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희국 의원에게 제출한 ‘부동산 거래신고 위반 현황’에 따르면 2010년 109건이던 업계약 적발건수가 2014년에 366건으로 3.4배 늘었다. 같은 기간 집값을 낮춰 계약하는 ‘다운(down)계약’ 적발건수는 218건에서 325건으로 1.5배 늘었지만 증가폭은 업계약보다 작았다. 올해 역시 상반기까지 144건의 업계약 사례가 적발돼 다운계약(127건)보다 많았다.



 다운계약은 집값을 낮춰 계약함으로써 취득세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반면 업계약은 주로 시세차익을 예상하고 계약서상 집값 인상분을 실제보다 줄여 양도소득세를 최소화하려는 목적에서 이뤄진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서울 역삼동 디오빌공인 김상휘 사장은 “10억원에 매물을 내놓았지만 매매시세가 12억원일 경우 계약서를 12억원으로 쓰기도 한다”며 “취득세를 내는 것보다 양도소득세 줄이는 게 더 유리할 경우 업계약서를 쓴다”고 말했다.



 임대가 목적인 건물을 거래할 때도 업계약서 작성이 빈번하다. 예를 들어 시세 10억원짜리 건물에 대출 5억원이 껴있고 임대 보증금이 5억원인 경우, 대출 비중이 커 임차인이 꺼릴 수 있다. 이때 건물가액을 12억원 정도로 높게 잡아 계약해 대출금 비중을 줄인다는 얘기다. 서울 청담동 금잔디공인 김영철 사장은 “업계약은 대출을 많이 받거나 보상을 많이 받기 위한 목적인 경우가 많아 건물이나 토지 거래에서 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업계약은 엄연히 불법 행위이고 가계부채 증가와 같은 부작용도 발생하는 만큼 대응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희국 의원은 “업계약은 집값을 부풀려 더 많은 대출을 받게 해 가계부채를 늘리는 것은 물론, 집값하락시 깡통주택을 양산할 수 있다”라며“업계약의 증가는 집값 상승에 따른 투기세력이 늘어나는 신호라는 점에서 주무부처의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남현·한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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