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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잇단 지반침하, 하수관 정비부터

중앙일보 2015.09.01 00:43 경제 8면 지면보기
박규홍
대한상하수도학회장
2011년 7월, 3일간의 집중호우로 168억원의 피해를 입고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던 서울 강남 일대 침수와 서초동 우면산 산사태를 쉽게 잊을 수는 없다. 혹자는 급격한 기후변화로 2100년의 강우량이 2010년보다 22%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 기존의 하수도 시설은 5~10년 빈도의 강우에 대비하도록 설계됐는데, 원래 계획된 빈도와 강도, 지속시간을 초과하는 요즘의 강우에 대해 안전할 수가 없다. 하수도 인프라의 수용능력은 부족한데 기후변화에 따라 강우양상은 바뀌고 있으니 대책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2014년 8월 서울 송파구 도로 붕괴나 올해 초 용산에서 지반침하로 보행자 2명이 추락하는 사건도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반침하(도로함몰·싱크홀)의 경우, 2012년 10건에서 2014년 59건으로 6배나 증가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국내 도심지 지반 함몰 발생의 약 84%가 하수관 손상에 기인했고, 하수관 손상의 주원인은 노후화된 하수관 때문이라고 한다.



 하수관이 그물처럼 엮여있는 대도시의 경우 오래전에 설치한 하수관이 많아 이런 문제에 더 노출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광역시의 경우 하수도사업 부채가 심각해 (2013년 6대 광역시 하수도사업 누적부채액 1조6439억원 하수도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자체의 경영상 문제도 있겠지만, 환경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아져 방류수역 수질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하수처리시설에 대한 투자도 줄일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하수처리 원가는 상승했는데 물가억제 정책으로 하수도사용료가 원가에 훨씬 못 미쳐도 이를 인상하지 못하니, 하수관로개량사업에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지자체의 하수처리장과 하수관로사업에 대해 10~70%에 해당하는 비용을 중앙정부에서 지원해주고 있다. 이는 중앙정부 지원에 따라 지자체도 일정 비율로 지방비를 부담하는 매칭방식이다. 하지만 하수도사업 부채가 많은 지자체에서는 지방비 조달 자체가 어려워 사업이 사실상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결국 하수도사업 재정악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하수도요금 적정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 또 일반회계지원과 국고지원비율 상향을 통해 재정적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하수도 인프라를 우리보다 일찍 구축했음에도 국가 전체 예산중 하수도예산이 6.1%(2011년 5조6641억엔)로 한국의 2%(2013년 7조3000억원)보다 많이 투자하고 있으며, 1인당 하수도 투자비용은 한국이 13만5000원, 일본이 60만5000원으로 4.5배의 차이가 난다. 이는 양국간 1인당 국내총생산(GDP)차이(1.5배)를 감안하더라도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2배 이상 투자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하수도는 도시안전을 책임지는 기반시설이다. 도시침수와 지반침하를 예방하기 위해 하수도 인프라 특히, 하수도관망을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



박규홍 대한상하수도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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