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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미국 작가·신경과 전문의 올리버 색스 별세

중앙일보 2015.08.31 00:28 종합 23면 지면보기
미국의 저명한 신경과 전문의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올리버 색스(사진) 뉴욕대 의대 신경학과 교수가 암으로 별세했다. 82세. 뉴욕타임스(NYT)는 30일(현지시간) 그가 뉴욕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그는 9년 전 앓았던 안암(眼癌)이 간으로 전이돼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선고를 받은 상태였다.


희귀 질환 환자들의 고통, 소설로 껴안은 ‘의학계 계관시인’

 색스는 지난 2월 NYT 기고문을 통해 자신의 죽음이 임박했음을 알리며 사랑하는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생각하는 동물인 인간으로 이 아름다운 행성에 살 기회가 내게 주어졌다. 그 자체만으로 엄청난 특혜와 모험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뇌 연구에 매진했던 색스는 의사이자 작가로 활약했다. 낮에는 의사로서 9·11테러 당시 정신적 외상을 입은 환자 등을 치료하고, 밤에는 노화와 희귀 질환, 음악의 힘 등을 소재로 글을 썼다. 희귀 질환 환자들의 삶을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그들의 특별한 재능을 기록한 저서들은 미국에서만 100만 부 이상이 팔려나갔다. 1년에 1만 통이 넘는 팬레터를 받기도 했다고 NYT가 전했다.



 국내에도 번역된 대표작『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알츠하이머와 정신분열증·정신지체 등을 앓는 환자들의 투병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고통 속에서도 진지하게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기면증에 걸린 환자와 그를 치료하려는 의사의 이야기를 다룬『소생』은 90년 로버트 드니로와 고(故)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영화 ‘사랑의 기적’으로 제작됐다.



 그는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뒤 65년부터 뉴욕에서 신경과 전문의로 활동했다. 2007~2012년 컬럼비아대 의대 신경정신과 교수로 일했고 2012년부터 뉴욕대 의대 신경학과 교수를 지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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