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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사원 테러 용의자는 터키 회색늑대단?

중앙일보 2015.08.30 16:24
[사진 방콕 포스트 페이스북 캡쳐]




지난 17일 20명의 사망자를 낸 태국 방콕 폭탄 테러 용의자가 12일만인 지난 29일(현지시간) 체포됐다. 태국 경찰은 범행 동기가 개인적 복수심이라고 보고 있지만 일각에선 이번 폭탄 테러의 배후에 터키 극우 민족주의자들로 구성된 테러리스트 그룹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태국 경찰은 방콕 에라완 사원 폭탄 테러의 유력한 용의자로 아뎀 카라다그(28)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태국 영자지 방콕포스트가 30일 보도했다. 카라다그는 29일 방콕 외곽 농콕의 한 아파트에서 붙잡혔다. 방콕포스트는 "사건 현장에 있던 휴대전화 중, 터키 전화번호로 되어 있는 전화 3점을 입수했으며 그 중 한 전화번호를 끝까지 추적해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체포 당시 카라다그의 아파트에서는 폭탄을 만들 때 쓰는 재료와 기구들이 대량 발견됐다. 태국 경찰은 폭발물 재료가 당시 사용됐던 폭탄과 같거나 비슷한 종류라고 밝혔다. 경찰은 카라다그가 외국인이란 사실만 공개하고 국적은 밝히지 않았다. 체포 당시 카라다그의 방 안에서는 10여 개의 위조 여권이 발견됐다.



솜욧 뿐빤모엉 태국 경찰청장은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테러리스트의 소행은 아니다”며 “용의자가 자기 동료를 위해 개인적으로 복수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청장은 그러나 개인적 복수가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태국 경찰은 "카라다그의 단독 범행은 아니라고 보며 공범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호주 일간지 시드니모닝헤럴드는 30일 테러의 배후에 이슬람 과격파 출신으로 조직된 터키 극우 테러 단체인 '회색 늑대단'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 군사정보 분석·컨설팅업체 IHS 제인의 앤서니 데이비스 분석가는 “ ‘회색 늑대단’은 테러 동기와 실행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다" 고 분석했다. ‘회색 늑대단’이 위구르족을 탄압하는 중국 정부에 불만을 갖고 중국인들이 많이 몰리는 에라완 사원을 공격했다는 해석이다.



지난달 태국 정부가 터키로 향하려던 위구르족 망명자 109명을 다시 중국으로 송환하면서 터키에선 격렬한 반중(反中) 시위가 벌어졌다.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탄압에 불만을 품은 ‘회색 늑대단’은 지난달 초 터키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들을 중국인으로 오인해 공격하기도 했다. 1960년대 결성돼 좌익과 진보 언론인·학생들을 암살하던 이 단체는 81년 5월 바티칸의 성베드로광장에서 요한 바오르 2세를 암살하려다 미수에 그친 메흐메트 알리 아그카가 소속된 곳이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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