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轉禍爲福(전화위복)

중앙선데이 2015.08.30 04:33 442호 27면 지면보기
인생 ‘길흉화복(吉凶禍福)’으로 점철되기 마련이다. 기쁜 일 있으면 슬퍼할 일도 생기고, 행복하다 싶으면 불행이 선뜻 다가오기도 한다. 인간사 모두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하지 않던가.글자 ‘福’은 ‘示’와 ‘富’의 결합이다. ‘富’는 무엇인가 잔뜩 먹고 배가 부른 모습을 형상화했다. 배가 불러 있으니 그게 행복아니던가. ‘禍’는 ‘示’와 ‘渦’가 합쳐져 만들어졌다고 중국 사전은 설명한다. 여기서 ‘示’는 ‘조상신’을 뜻한다. 조상신이 소용돌이(渦)에 자식을 빠뜨리는 것을 나타낸다는 설명이다. 고대 중국인들의 관념 속에 조상신은 자식의 안녕을 돕기도 하지만 물에 밀어넣어 해(害)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했다. 그러니 잘 모셔야 한다. 조상이 자식을 소용돌이에 빠뜨리니 곧 재앙이다.복과 화는 멀리 있지 않았다.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 58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화라는 것은 본디 복이 기대어 있는 곳이요(禍兮, 福之所倚), 복은 화가 누어 있는 곳이다(福兮, 禍之所伏). 누가 감이 그 극단을 알겠는가(孰知其極). 정확한 표준은 없는 것이다(其無正也). 정상적인 것은 돌연 기이한 것이 되며(正復爲奇), 선은 돌연 사악함이 되는 것을(善復爲妖)…” 복이 있다, 없다 일희일비(一喜一悲)할 필요가 없다는 가르침이다.전국시대 합종책(合綜策)을 제시했던 소진(蘇秦)은 연횡책(連橫策)을 주장한 장의(張儀)와 쌍벽을 이룬 인물이다. 소진은 뛰어난 외교력으로 한(韓)·위(魏)·조(趙)·연(燕)·제(齊)·초(楚)나라를 묶어 재상을 지냈다. 주는 게 있으면 받는 게 있고, 빼앗는 것이 있으면 뺏앗길 것도 각오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가 남긴 어록 중에 “성인은 일을 처리함에 있어 재앙을 축복으로 바꿔 놓았고, 실패한 것을 공으로 바꾸었다(聖人之制事也, 轉禍而爲福, 因敗而爲功)”는 말이 있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는 성어의 어원이다.한반도를 감쌌던 전쟁의 위기가 평화의 기운으로 바뀌고 있다. 전화위복이다. 소진이 외교력으로 6개 나라를 묶어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들었듯, 우리에게도 남북이 하나될 수 있도록 하는 외교력이 필요한 때다.



 


漢字, 세상을 말하다

한우덕 중국연구소장?woody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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