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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게 공천권 주는 게 현 상황서 필요한 개혁 과제” – 정문헌 새누리당 간사

중앙선데이 2015.08.30 03:18 442호 10면 지면보기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각 당의 선거제도 개혁 주장이 적힌 현수막들이 걸려 있다. 김춘식 기자



지난 3월 출범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난항을 겪고 있다. 내년 4월 20대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 기준을 확정하기 위해 지난 27일 열렸던 선거법심사소위가 또 불발에 그쳤다. 지난 20일과 25일에 이어 세 번째다. 여야가 의원정수를 현행 300명으로 유지하기로 잠정 합의했지만 농어촌 지역구의 축소에 반대하는 여당 의원들과 비례의석 축소에 반대하는 야권 간의 신경전 탓이다. 29일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나서 “지역구를 늘리는 게 순리”라며 “정개특위에서 타결되지 않으면 당 지도부가 만나 타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새정치 민주연합 대표도 지도부 일괄 타결에 공감을 표했다. 선거구 획정 기준안을 통과시키더라도 오픈프라이머리와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 핵심 쟁점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남아 있어 특위의 갈 길이 멀다. 중앙SUNDAY는 정개특위 여야 간사인 정문헌·김태년 의원을 만나 쟁점별로 맞선 여야의 입장을 들었다. 인터뷰는 27일 소위에서 법안 통과가 결렬된 직후 이뤄졌다.

정문헌 새누리당 간사


표류하는 정개특위 … 여야 간사 만나보니

-선거구 획정 기준을 정하는 논의가 순탄치 않다. “당초 여당은 지역구 의석이 늘어나면 비례대표는 줄이자는 입장, 야당은 비례대표는 줄일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의원정수 300명을 유지한 채 현행 법 기준으로 선거구를 나누도록 선거구획정위원회에 넘기기로 여야 간사 간 합의했다. 이렇게 되면 지역구 의석이 늘어날 가능성이 작아 농어촌 지역구들은 통폐합될 수밖에 없다. 농어촌 의원들과 농민단체들이 반발해 최종 합의를 보지 못했다.”



-해법은 없나. “정치는 과정이다. 똑같은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어도 논의 과정에서 (불만이) 녹아내리게 된다. 어쩔 수 없다고 느낄 것이고, 또 정말 묘책이 나올 수도 있다.”



-지금까지의 특위 활동에 대해 평가해 달라. “획정위를 국회 외부의 독립기관으로 만들었다는 부분을 안팎에서 많이 평가하는데 개인적으론 선거구 획정기구를 국회 밖에 두는 나라가 어디 있나 싶다.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얼마나 바닥으로 떨어졌으면 이럴까. 우리가 깊이 반성해야 한다. 사실 그 외에 통과시킨 법안이 적지 않다. 재외국민 선거 간편화, 재·보궐선거 연 1회로 한정, 선거 때 특정 지역 및 성(性) 비하나 여론조사 왜곡 처벌 강화, 여론조사의 객관성·효율성 제고를 위한 안심번호 채택 등을 성과로 들 수 있다.”



-현행 300명인 의원정수에 대한 조정 가능성은 없나. “현 상태론 쉽지 않다. 우리 당은 처음부터 부정적이었고 야당도 증원을 주장했다가 국민 정서 때문에 접었다. 그럼에도 비례대표를 줄이지 않는 상태에서 농어촌 지역구 축소 반대 목소리가 더 커지면 어찌 될지 모른다.”



-야당이 주장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어떻게 보나. “제도와 현실의 궁합을 봐야 한다. 이 제도는 다당제의 출현 가능성을 키운다. 다당제가 우리 사회의 여러 목소리를 담을 수 있다는 의견엔 동의한다. 하지만 우리 여당이 국회선진화법 아래에서 정국 운영을 해 보니 ‘되는 게 하나도 없다’고 느낀 것도 사실이다. 야당은 ‘협조할 것 다 해 주지 않았느냐’라고 하지만 우리의 입장과는 온도 차가 크다. 현행 대통령제와 선진화법하에서 다당제까지 출현한다면 과연 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권역별 정당 지지율에 따라 총 의석을 배분하는 독일식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개헌 논의, 권력구조 변경 논의와 맞물려 생각해야 한다.”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빅딜 가능성은 있나. “두 사안은 범주가 다른 얘기라 주고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두 제도 모두 따로 논의해 가야 한다. 오픈프라이머리에 반대하는 야당은 공천권이 정당의 고유 권한이라고 주장하는데 선거구획정권을 왜 국회 외부에 뒀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국민의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이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선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주는 것이 이 시대에 필요한 개혁이라 생각한다. 전략공천이 필요한 지역이 있다는 주장도 하는데 우리가 100% 오픈프라이머리로 해야 한다고 강제할 수는 없다. 전략공천 지역을 제외한 곳에 대해선 여야 간 협의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현행 선거제도가 새누리당에 유리하기 때문에 개혁에 소극적이란 비판도 많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하더라도 우리의 1당 지위는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 과반 확보를 못한다는 것인데 어차피 현행 선진화법하에선 과반 정당이 제대로 힘을 못 쓰기 때문에 더 손해 볼 것도 없다. 또 소수정당이 지지율을 높여 비례 의석을 얻기 위해선 마케팅 차원에서라도 지역구 후보들을 많이 낼 것이어서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작아질 것이다. 종합적으로 따져 보면 우리에게 손해가 아니다.”



-성공한 정개특위라는 평가를 들으려면 어떤 개혁이 이뤄져야 할까. “선거구획정권을 국회 외부에 두는 게 중요한데 이는 성공했다. 또 하나는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인데 앞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둘 다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다.”



 



이충형 기자 ad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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