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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로 투자·수출 … 고교생도 “게임회사 창업할 터”

중앙선데이 2015.08.30 03:03 442호 21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오후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 페스티벌의 창조경제 성과물 전시부스에서 Dot 의 시각장애인용 스마트워치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27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류근철 스포츠컴플렉스.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화려한 조명 아래 김부기 스탠다드 에너지 대표가 무대로 걸어나왔다. 스탠다드 에너지는 SK 주도의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지원을 받는 보육기업이다. 검정 셔츠에 청바지 차림의 그는 무선 마이크를 착용하고 5분 간 자신이 개발한 차세대 2차 전지에 대해 설명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 페스티벌 현장 가보니

“어떻게 하면 에너지 저장장치가 차지하는 부피를 최소화할 수 있을까. 저희는 고민 끝에 벽을 떠올렸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2차 전지는 얇고 평평하기 때문에 사무공간을 나누는 칸막이, 또는 책상과 책상을 분리하는 벽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발표를 마치자 관중들의 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 ‘2015 창조경제혁신센터 페스티벌’ 개막식에서 열린 모의 크라우드펀딩 현장이다. 학생·일반인 등 500여명의 참석자들은 스탠다드 에너지에 1억8000만원의 가상 투자자금을 지원했다. 신소재 유리관을 사용해 순간 온수기를 개발한 라온닉스, 한국의 전통 인형극을 현대적으로 재현한 퍼즐극단의 발표도 각각 1억원이 넘는 가상 투자자금을 받으며 호응을 얻었다.



축제 같은 혁신센터 발표회27~28일 열린 이 페스티벌은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와 문화창조융합센터의 주역들이 한 자리에 모여 그동안의 성과를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예비 창업가와 벤처기업인, 대학생 창업동아리, 혁신센터 창업대사 등이 참석해 축제 같은 분위기로 진행됐다.개막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17개 혁신센터가 본격 가동됨에 따라 혁신센터의 크고 작은 성과가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되고 대한민국 전역에 창조경제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난관을 극복하고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창조경제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며 “21세기 국가경제의 성장 엔진은 바로 창조경제”라고 했다.



페스티벌에서는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문화산업기술(CT), 제조업 등 각 분야의 사업 아이템 발표와 투자 설명회도 열렸다. 사전 접촉을 통해 투자가 결정된 24개 벤처기업은 이날 국내외 16개 투자기관과 107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기업과 투자기관이 창업과 기술사업화 정보를 공유하고 상담을 할 수 있는 창업카페, 시민들이 사업 아이템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성과 전시회와 학생 창업동아리를 위한 멘토링 활동 등도 진행됐다. 창업동아리 친구들과 행사장을 찾은 고교생 김동현(17·동아마이스터고)은 “실제 기업들이 어떻게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창업하는지 알게 돼 좋았다”며 “나중에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해 유명한 게임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지난달 22일 인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문을 열면서 전국 17개 지방자치단체에 창조경제혁신센터 구축 작업이 모두 마무리됐다. 현재 삼성(대구·경북), 현대차(광주), SK(대전·세종), LG(충북), 롯데(부산), 포스코(포항), GS(전남), 현대중공업(울산), 한진(인천), 한화(충남), KT(경기), 두산(경남), CJ(서울), 효성(전북), 네이버(강원), 다음카카오(제주) 등 총 16개 기업이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참여하고 있다.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운영하는 ‘팹트럭’. 3D 프린터 등으로 모형을 즉석에서 만들 수 있다.



정부가 기대하는 이들의 역할은 창조경제의 생태계 조성이다. 각 센터는 대기업이 지역 내 창업, 벤처기업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구체화하고 상품 개발을 지원한다. 정부 연구기관이 보유한 특허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공공기술을 개방하는 등 기술벤처의 창업과 성공을 독려하고 있다. 대기업의 유통망을 이용하거나 대기업과 함께 국내외 대형 전시회에 동반 참석하는 것도 벤처기업의 활로를 찾는 중요한 통로다. 특히 해외 전시회 참여는 해외 투자를 유치하는 요긴한 자리가 됐다.



혁신센터를 중심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대기업이 힘을 합쳐 벤처 창업을 돕고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우리나라 고유의 창조경제 모델은 해외에서도 호평을 얻고 있다. 지난 3, 4월엔 SK와 삼성이 각각 사우디아라비아와 브라질에 창조경제 모델 수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현재 각 지역 센터에 입주해 창업기업 보육을 받고 있는 회사는 약 250개로 10개월여의 입주기간 동안 신규 채용은 75명, 매출은 171억4000만원으로 불어났다. 체온을 전기로 바꾸는 웨어러블 발전기를 개발한 테그웨이는 최근 투자운용사인 한국과학기술지주에게서 10억원의 투자 약속을 받았다.



10개월 간 신규채용 75명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대전 SK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하면서 기술개발자금 2억원과 멘토링·컨설팅 지원을 받았다. 올초 유네스코가 뽑은 ‘인류에 기여할 10대 기술’에 선정되면서 해외 투자 유치와 국내외 기업들과의 협력이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대구시가 지원하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한 코제는 의료용 모니터를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대구혁신센터에 입주하면서 삼성벤처투자로부터 3억원을 투자받은 데 이어 이달 중 추가 투자받기로 했다.



하지만 아직 한계도 있다. 기업 지원용 펀드를 통해 신속하고 충분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센터에 입주한 한 업체 대표는 “투자 설명회에 참석해도 실제 투자가 이뤄진 곳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입주기업의 수가 아직 많지 않아 보육기업으로 지정된 업체들은 “즉각적인 상담이나 정보전달에 제한이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대전=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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