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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요리하는 마법카페<5> 꿈의 레시피 작성하기

온라인 중앙일보 2015.08.30 00:02
꿈을 찾는 다섯 번째 숙제

꿈 하나를 선택해 그 꿈을 이룰 기한을 정하고, 이를 위해 해야 할 5가지를 적어보세요.

꿈을 현실로 만드는 공식 첫 번째는 '목표로 바꿔라'

그 다음, 항목별로 내가 할 수 있는 5가지를 더 구체적으로 적어보세요.



[일러스트 조혜승(떠나는 섬)]


지난 이야기 초등학교 5학년 나디아는 우연히 ‘꿈꾸는 지구’ 라는 카페에 들어가 ‘꿈 부자’ 주인 언니를 만난다. 꿈의 비밀을 알려주겠다는 언니의 제안에 디아는 꿈 목록 쓰기 숙제를 하던 중 같은 반 남학생 정혁이에게 놀림을 당해 울게 된다. 이에 언니는 디아에게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사람이 되는 ‘마법의 주문’을 알려주는데…



‘이렇게 예뻐지면 소년중앙 모델 요청 오는 거 아냐?’



참 신기했다. 언니가 알려준 마법의 주문을 외우면 외울수록 거울 속의 나는 눈에 띄게 예뻐졌다.



“디아,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니?” 선생님이 나를 빤히 쳐다보고 계셨다. “아…아니에요….” 급하게 대답하며 공책으로 쪽거울을 숨겼다.



“선생님! 디아가요~ 세계일주도 가고 영국 여왕도 만나고 UN가서 연설도 하고 하버드 대학도 갈 거래요!”



또 문정혁이었다. 선생님은 토끼처럼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게 무슨 소리야, 디아야?”



“제 꿈을 다 적어봤거든요. 근데 어제 정혁이가 갑자기 채가더니….”



“선생님이 한번 봐도 될까?”



아…. 아이들 앞에서 또 꿈 노트를 공개해야 한다니. 순간 눈앞이 깜깜해졌지만 다시금 마법의 주문을 마음속으로 몇 번 외웠다. 노트를 들여다 보던 선생님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셨다.



“우리 디아랑 선생님이랑 꿈이 같구나? 선생님도 꿈이 세계일주인데….”



“선생님 세계일주 가시면 저희 수업은 어떡해요?”



지나의 목소리였다. 와…. 쟤는 자나깨나 공부를 더 못해서 안달인 걸까? 이런 상황에서 수업 걱정이라니! 선생님은 깔깔 웃으셨다.



“선생님이 어떻게 너희들을 두고 세계일주를 떠나겠니? 결혼도 해야 하고 돈도 많이 모아야 하고…. 나중에 퇴임하고 60살쯤 돼야 갈 수 있겠지.”



“그럼 디아는 50년 후에나 갈 수 있는 거예요?”



정혁이 저 자식…. 꼭 저렇게 틈만 나면 날 놀리려고 하는구나! 어제 아무 말도 못했던 수모를 갚아주겠어!



“난 어른이 되자마자 세계일주 할 거야!”



“어른이 되자마자? 스무 살쯤 말이니?” 선생님의 입이 떡 벌어졌다.



“네~! 스무 살 되면 갈 거예요!”



“무슨 돈으로? 대학은 안 갈 거야?”



그러게…. 내가 무슨 생각으로 이런 말을 한 거지?



“돈은 모으면 되죠!”



“그래도 여자 혼자 위험하게….”



그런가? 그 생각을 못했네….



“안 되겠다. 내가 같이 가 줄게!”



또 정혁이었다.



“야! 너 자꾸 끼어들래?”



“영광인 줄 알아! 이 문정혁님이 보디가드로 특별히 같이 가 준다니까?”



딸랑~.



어느덧 익숙해진 꿈꾸는 지구에 도착했다. 카페 한켠에 등을 달고 있던 꿈 부자 언니가 디아 왔냐며 반겼다.



“와, 이게 뭐예요?”



“예전에 베트남에서 사온 등이야.”



등으로 벽면을 가득 채운 언니는 옆에 있던 박스를 열었다. 여러 종류의 옷과 모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베트남 옷이라며 권하는 언니 말에 아오자이를 입고 야자수잎 모자를 쓴 내 모습은 그럴듯했다. 거울을 보는 사이, 언니는 푸른 비단으로 된 화려한 아오자이를 입고 돌아왔다.



“어? 저도 색깔 있는 옷 입으면 안 돼요?”



“거기선 네 나이의 아이들이 교복으로 흰색 아오자이를 입거든. 화려한 옷은 어른이 돼서 입으면 돼.”



“저 빨리 어른 되고 싶어요….”



“옷 때문에?”



“그게 아니고…. 스무 살 되면 세계일주 가고 싶어요.”



언니는 환하게 웃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우리 디아가 벌써 꿈을 목표로 만들었구나.”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사람들은 ‘꿈’이라는 단어에 단서를 붙이길 좋아하지. 나중에 돈 생기면, 시간이 나면, 공부 다 마치면, 결혼한 후에, 애들 다 키운 후에…. 그런데 막상 돈이 생기고, 시간이 생겨도 또 다른 핑계를 내세우며 꿈을 미뤄.”



“왜요?”



“여러 이유가 있지. 간절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고, 실패할까 두렵기도 하고… 그런데 디아는 꿈을 현실로 만드는 공식의 첫 번째를 스스로 깨우친 거야.”



“꿈에도 공식이 있어요?”



언니는 화이트 마카를 들고 유리창에 글씨를 썼다.



▶꿈+기한=목표



“꿈을 언제까지 이루겠다고 기한을 더하면 목표가 된단다. 세계일주를 가고 싶다는 건 막연한 꿈이지만 8년 후 스무 살 때 가겠다는 건 목표지”라며 둘째 줄을 썼다.



▶목표÷세부사항=계획



“다음으로 그 목표를 잘게 잘게 쪼개면 계획이 돼. 어느 나라를 가서 무엇을 할 것인지, 몇 년이나 여행할 것인지, 그러기 위해선 돈을 얼마나 모아야 할지 세부 사항을 정리하면 구체적인 계획이 되는 거야.”



그러게, 세계일주만 생각했지, 정작 어떤 나라들이 있는지도 몰랐네…. 언니는 마카를 바꿔 다음 줄을 썼다.



▶계획×실행=현실



“그 계획을 하나하나 실행하다 보면, 어느덧 꿈이 현실이 되는 거야. 간단하지?”



“네. 그런데 저희 선생님이, 여자 혼자서 어떻게 세계일주를 하냐고….” 뒤이어 정혁이가 같이 세계일주 가자고 했다는 말을 하려다 참았다. 도대체 그 아이는 왜 그런 말을 했지? 놀리려고 그런건가? 진심인가? 내 복잡한 마음을 모르는 언니는 그저 씩 웃었다.



“일단 뭐 좀 먹고 할까? 베트남 옷도 입었으니 베트남 음식이 좋겠어. 막막함을 송송 썰어 치밀함으로 가득 채운 월남쌈 어때?”



“우와 좋아요~!”



우리는 주방으로 가서 당근·오이·게맛살 등을 채 썰고, 토마토는 반으로 나눴다. 냉동고를 열어 꺼낸 새우를 데치고 소고기를 볶았다. 물에 담가 투명해진 라이스페이퍼에 재료를 조금씩 넣고 돌돌 말아 소스에 찍어 먹었다. 여러 재료가 입안에서 상큼하게 어우러졌다.



“디아 정말 잘 먹는구나! 그럼 이제 세계일주 계획을 세워볼래?”



“제가 어떻게….”



“무슨 소리야, 너 스스로 이미 답을 다 알고 있는 걸?”



“제가요?”



언니는 의자 두 개를 가져 와 한쪽에 앉았다. 키츠가 달려와 언니 무릎으로 뛰어오르더니 야옹 하고 울었다. 언니의 손짓에 나도 주섬주섬 그 앞의 의자에 앉았다.



“왜 세계일주를 가고 싶은 거니?”



“이 카페에 와서, 또 언니가 해주는 신기한 음식들 먹으면서 궁금한 게 많아졌어요. 세상엔 어떤 나라들이 있는지 직접 보고 싶고, 그 나라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어요.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고 싶고요.”



“그럼 세계일주를 떠나려면 뭘 해야할까?”



“돈…을 벌어야겠죠?”



“또?”



“영어도 잘해야 할 것 같아요!”



“또?”



“여러 나라에 대해 공부도 해야 할 것 같아요.”



“또?”



“음…. 스무 살에 대학 안 가고 세계일주 간다면 부모님이 반대할 것 같아요. 부모님을 설득시켜야죠.”



“좋아. 한 가지만 더?”



“선생님 말씀대로 여자 혼자 다니면 위험할 수 있으니 호신술을 배워야 할까요?”



“좋아. 그럼 디아가 말한 것들을 한번 적어볼게.”



언니는 종이를 가져와서 목록을 적었다.



▶세계일주를 떠나기 위해 준비해야 할 사항



“자, 항목별로 아주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오는 게 숙제야. 예를 들어 세계일주를 하려면 2000만원이 필요한데 지금은 학생이니까 매년 50만원씩 모으고, 스무 살에 아르바이트로 나머지를 충당하겠다든지 하는 거지.”



“초등학생인 제가 그런 계획을 짤 수 있을까요? 언니가 짜주시면 안 돼요?”



키츠가 다시 야옹 했다. 언니는 키츠를 아기처럼 품에 안으며 엄마들이 어떻게 아이를 낳는 줄 아냐고 물었다.



“드라마에서 봤는데 막 소리 지르고, 옆에서 의사·간호사 선생님들이 도와주고… 남편이 초조하게 기다리고요. 그러면 애기가 나오고 간호사가 남편한테 와서 ‘건강한 공주님이에요’하죠.”



“그래, 그리고 나서 누가 그 아이를 키우니?”



“엄마·아빠요.”



“의사·간호사 선생님이 키우는 게 아니고?”



“에이, 그럼 의사 선생님들은 애를 수천 명 키우게요?”



“꿈도 마찬가지야. 나나 다른 사람들이 도와줄 수는 있지. 하지만 내가 낳은 아이는 내가 키우는 것처럼, 사람은 스스로 답을 찾을 때 마음이 움직여 행동하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들지. 그건 결코 누가 대신 해줄 수 없어.”







김수영은 작가이자 여행가. 기업인, 콘텐트 제작자로도 활동 중이며 80여 개국을 여행한 꿈쟁이이자 사랑쟁이. 한때 중학교도 자퇴한 문제아였으나 꿈이 생긴 후 독학으로 공부해 최초로 골든벨을 울렸고, 연세대에 진학했다. 암 수술 후 ‘해외에서 커리어 쌓기’ ‘부모님 집 지어드리기’ ‘다큐 제작’ ‘킬리만자로 & 에베레스트 등반’ 등 73개의 꿈 목록을 만들고 지난 10년간 61개의 꿈에 도전했다. 저서로는『멈추지마 다시 꿈부터 써봐』 『드림레시피』 『당신의 사랑은 무엇입니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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