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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파 인체 흡수율 애플>LG>삼성

온라인 중앙일보 2015.08.30 00:01
한국전파연구원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 시리즈의 전자파 인체 흡수율(SAR)은 다른 회사 스마트폰보다 대부분 높았다. 사진은 아이폰6.
스마트폰 사용자 사이에서는 ‘애플 아이폰의 전자파 차단 성능이 경쟁사 스마트폰에 비해 좋지 않다’는 속설이 꾸준히 회자돼왔다. 속설일 뿐일까? 정설에 가깝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2013년 이후 국내 인증을 통과한 스마트폰 가운데 아이폰 시리즈의 전자파 인체 흡수율(Specific Absorption Rate, SAR)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근 국립전파연구원과 휴대전화 제조사로부터 2013년부터 현재까지 인증된 127종의 휴대전화 SAR 정보 내역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SAR은 전자기기가 발생시키는 전자파가 사람의 몸에 흡수되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수치가 낮을수록 안전하다. 홍 의원 측은 시중에 나온 스마트폰과 태블릿(삼성전자 63종, LG 전자 52종, 팬택 8종, 애플 4종)을 점검했다


치명적이진 않아도 인체에 유해할 수 있어 … 디자인 강화보다 급선무

이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된 아이폰 시리즈 전종의 SAR 평균치는 1.036 W/kg으로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의 평균치(0.596)나 LG전자 옵티머스G 시리즈의 평균치(0.698)보다 크게 높았다. 이는 삼성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평균치 (0.332)의 3배에 이르는 수치이기도 하다. 산술적으로 아이폰 시리즈 사용자들은 갤럭시노트 시리즈 사용자보다 전자파를 3배가 넘게 몸에 쐬었다는 이야기다. 상품(모델)별로 보면 아이폰 3G(A1241)의 SAR 측정치가 1.180으로 127종 가운데 가장 높았다. 최신 제품인 아이폰6플러스(A1524)가 1.170으로 뒤를 이었다. 아이폰6(A1586)는 0.814로 0.929가 나온 LG옵티머스G4(LG-F500K)보다는 낮았지만 삼성 갤럭시S 시리즈에 비해 여전히 전자파 차단 성능이 좋지 못했다.



전자파 인체 흡수율 기준치 해외 2.0, 한국 1.6



물론 이런 수치는 국내외에서 정해진 기준치를 밑도는 것이다. 아이폰 시리즈의 경우 SAR이 경쟁사 제품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어도 판매와 유통에는 전혀 지장이 없는 수준이다. 사용자의 몸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전기전자 관련 전문가 모임인 미국전기전자학회(IEEE)가 정한 SAR의 국제 기준치는 2.0이다. 한국은 기준치가 이보다 조금 더 까다롭다. 정부는 2002년 4월부터 SAR이 1.6이 넘는 휴대전화에 대해서는 판매를 금하고 있다. 1.6은 전자파가 안구로 들어와 백내장을 일으킬 수 있는 수치인 100W/kg의 약 62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W/kg는 인체의 단위질량(1kg)에 흡수되는 전자파 에너지의 양을 의미한다. 아이폰 시리즈는 SAR 평균치가 1.0을 넘었지만 1.6이나 2.0에는 못 미쳐 국내외에서 문제없이 시판되고 있다.



그렇다 해도 ‘인체에 완전히 무해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임산부가 스마트폰을 많이 쓰면 아기가 소아비만 상태로 태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2007년 스웨덴에서는 10년간 하루 한 시간씩 휴대전화를 사용했을 때 암에 걸릴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제 국제암 연구소(IARC)는 전자파를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고 있고, 세계보건기구(WHO)도 휴대전화 전자파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관계자는 “국내 5세 아동의 전자파 인체 흡수율은 20세 성인의 1.5배에 이른다”며 “어린이 등 노약자들은 전자파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자파 차단 성능이 우수한 스마트폰을 쓸수록 소비자가 좀 더 안심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삼성·LG는 1등급, 애플 2등급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세계 최초로 휴대전화와 이동통신 기지국 등 무선국을 대상으로 ‘전자파 등급제’를 시행하고 있다. 각 기업이 전자파 등급 또는 전자파 측정치를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제도화한 것이다. 휴대전화의 경우 SAR이 0.8 이하인 경우 1등급, 0.8~1.6 사이인 경우 2등급으로 표시한다. 홍 의원 측 분석 결과로 보면 삼성과 LG 등 국내 기업은 대부분 1등급 요건을 충족한 반면 애플은 아이폰이 모두 2등급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소비자 사이에서 전자파의 유해성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며 “통화 품질은 유지하되 (스마트폰의) 전자파 방출량은 더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전자파 방출량을 줄이기 위해 전파 신호의 세기를 낮추면 통화 품질은 떨어지기가 쉽고, 거꾸로 전파 신호의 세기를 높이면 통화 품질은 개선되는 반면 전자파 방출량은 늘게 된다. 이 때문에 전자파 방출을 100% 억제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전자파 등급과 통화 품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 힘쓰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하는 애플은 명성에 걸맞지 않게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이 디자인 강화에 나선다는 이야기는 매번 들었어도 전자파 차단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아이폰6플러스의 SAR은 6년 전인 2008년 출시된 아이폰3G의 그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애플이 강조하는 ‘품질 혁신’이란 전자파 차단 성능의 개선을 간과한 개념은 아닌지 곱씹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글=이창균 이코노미스트 기자 lee.changkyun@joins.com



[박스기사] 스마트폰 전자파 예방법은 - 지하철·엘리베이터에서 통화 자제해야



지난해 프랑스 보르도대의 한 연구팀은 스마트폰으로 많이 통화할수록 뇌종양 발병 가능성도 커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의 이자벨 발디 박사는 “스마트폰을 직접 얼굴에 대고 896시간 이상 누적 통화를 했을 때 뇌종양 발병 가능성이 2~3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직접 얼굴에 대고’다. 즉, 이어폰을 사용해 통화할 땐 스마트폰으로부터 방출되는 전자파의 영향을 최대한 적게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다소 불편하더라도 이어폰 사용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통화할 때 이어폰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라면 한쪽 귀로만 통화하는 것보다 스마트폰을 양쪽 귀에 번갈아 가져가면서 통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가급적 엘리베이터나 지하철 안에서는 통화를 자제하는 것이 전자파의 영향을 덜 받는 길이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스마트폰 전자파는 지하철 등 빠른 이동수단 안에서 평균 5배, 스마트폰 사용자가 엘리베이터 등 밀폐된 공간 안에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움직이는 경우 평균 7배가 강하게 발생한다. 이때는 스마트폰이 통화 연결을 위해 전자파를 더 많이 수신해야 한다. 이밖에 통화 연결 중에는 통화 중일 때보다 전자파가 더 강하게 발생하므로 통화 연결음이 나올 땐 스마트폰을 잠시 귀에서 멀리 떼어놓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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