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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마닐라 무명가수, 어떻게 미국 록밴드 리드 싱어 됐을까

중앙일보 2015.08.29 00:32 종합 19면 지면보기
디지털 평판이

부를 결정한다

마이클 퍼틱·데이비드 톰슨 지음

박슬라 옮김, 중앙북스

320쪽, 1만5000원




미국 록 밴드 ‘저니’의 리드 싱어인 아넬 피네다는 필리핀 빈민가의 노숙자 출신이다. 마닐라에서 활동하던 무명 가수였던 피네다는 어떻게 하루아침에 세계적인 음악 그룹에서 노래하게 됐을까. ‘디지털 명성’ 덕이었다. 피네다가 유튜브에 올린 노래에 수 천 명 사용자가 ‘좋아요’ 단추를 눌렀고, 그 수치에 힘입어 그의 영상은 검색 결과 위쪽으로 오르면서 새 멤버를 찾던 ‘저니’의 눈에 띠게 됐다. 피네다의 현실 세계 통장 잔고는 홀쭉했지만 ‘온라인 평판’ 세계의 평판 계좌는 빵빵했던 것이다.



 평판(評判)은 말 그대로 세상 사람의 비평 또는 널린 퍼진 소문이나 명성이다. 이 책에서는 ‘네가 어떤 삶을 살든 인터넷은 너를 알고 있다’는 바로 그 디지털 정보 세상의 평판을 말한다. 온라인 평판 기업인 레퓨테이션닷컴(Reputation.com) 설립자인 마이클 퍼틱은 나날이 강력해지는 ‘평판의 힘’을 잘 활용하는 자만이 미래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결정은 결국 컴퓨터의 손으로 넘어간다. 이른바 DAMM(decisions almost made by machine), 즉 ‘기계가 거의 모든 결정을 내리는 시스템’이 작동한다. 취업의 첫 비결은 ‘컴퓨터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이력서 쓰기’가 될 수도 있다. 평판 점수로 달라지는 인생의 명암이 한 두 가지일까 싶지만 마지막 결정을 내리는 것은 결국 인간이라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으리라 믿고 싶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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