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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도시인의 삼시세끼 자급자족 … 자본주의 대안 될까

중앙일보 2015.08.29 00:16 종합 20면 지면보기

[9월의 책] ‘대결보다 공존’



중앙일보와 교보문고가 함께 하는 ‘이달의 책’에서는 공존을 주제로 한 책 세 권을 골랐습니다. 낯선 동물 참매와 소통하며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극복한 여교수의 이야기, 12세부터 87세까지 자신의 몸과 매일 대화하며 그 변화를 기록한 소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의 치열한 경쟁 대신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낸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바람이 선선해지는 계절, 함께 하는 삶을 고민해보시길 권합니다.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

모타니 고스케·

NHK히로시마 취재팀 지음

김영주 옮김, 동아시아

328쪽, 1만5000원




우리는 하루 대부분을 일하며 보낸다. 집에 가도 겨우 잠만 자고 다시 일터로 향한다. 밥도 밖에서 사먹는 경우가 많다. 제때 못한 빨래 때문에 급하게 구매한 속옷과 양말도 한가득이다. 돈을 벌기 위해 애쓴다지만, 카드 결제일이 지나면 수중에 남아있는 돈은 별로 없다. 그렇기에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아등바등 한다. 시간이 갈수록 월급은 쥐꼬리만큼 늘지만, 지출은 껑충 늘어난다. 왜 이렇게 살고 있는 걸까.



 오늘날의 경제는 끊임없이 소비를 독촉한다. 나의 사회적 지위, 외모, 품격, 인간관계 모든 것이 소비에 의해 결정된다. 지위가 높아질수록 씀씀이도 커진다. 하지만, 아무리 소비해도 욕구는 충족되지 않는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풍요로움’은 신기루와도 같다.



 이 책은 ‘산촌 자본주의’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산촌 자본주의는 예전부터 인간이 가지고 있었던 휴면 자산을 활용해 경제를 살리고 공동체를 부활하는 경제 질서를 뜻하는 신조어다. 쉽게 말해, 텃밭에서 기른 채소로 자급자족하고, 산에서 구할 수 있는 목재로 난방과 취사를 하는 삶의 방식이다. 이런 양식을 통해 저자는 지역의 경제가 자립하고 경제가 순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쯤에서 ‘원시인이 되란 말이냐’ ‘시골에 내려가서 농사짓고 살란 말이냐’ 등 불만이 터져나올 것이다. 하지만 산촌 자본주의는 현대인의 생활을 모두 과거의 농촌 생활로 돌려놓자고 주장하진 않는다.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도 지금의 생활 양식을 조금만 바꾼다면 산촌 자본주의를 실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주말농장 등 부분적으로나마 자급자족이 가능한 환경을 확대할 것을 조언한다.



 산촌 자본주의에 비현실적인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중요한 건 발상의 전환이다. 우리가 우상처럼 떠받들고 있는 기존의 경제질서를 의심해 보고, 대안을 꿈꾸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비현실적인 대안이 구체화되면 정말 언젠가는 현실이 달라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S BOX] 함께 사는 세상, 더 읽을 만한 책





경쟁만이 이 시대의 구호일까. 각계 전문가들이 공존의 지혜가 담긴 책을 추천했다. ‘이 달의 책’과 함께 읽기에 적당하다.



●장은수 (문학평론가) : 『우애의 경제학』(가가와 도요히코 지음, 홍순명 옮김, 그물코, 199쪽, 9000원)

“새로운 경제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볼만한 책.”



●정갑수 (핵물리학자) : 『세상을 만드는 분자』(시어도어 그레이 지음, 꿈꾸는 과학 옮김, 다른, 240쪽, 3만원)

“이 책을 보면 세상이 온통 화학적으로 보인다. 아름답고 위대하다.”



●이권우 (도서평론가) : 『투게더』(리처드 세넷 지음, 김병화 옮김, 현암사, 488쪽, 1만8000원)

“다양한 개성·인종·계급·사상을 가진 사람들이 왜 손을 맞잡아야 하는가에 대한 세넷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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