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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젊은 영혼 앗아간 경찰 총기사고 철저히 조사하라

중앙일보 2015.08.29 00:02 종합 26면 지면보기
서울 구파발 검문소에서 총기사고로 숨진 박모 상경의 장례식이 어제 있었다. 박 상경은 순직으로 인정받아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순직은 국가유공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경찰공무원으로서 교육 훈련 또는 직무 수행 중 사망했을 때 인정된다.



 박 상경에게 총을 쏜 박모 경위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박 경위가 지난 25일 실탄이 장전된 38구경 권총으로 장난을 치는 과정에서 실수로 총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가 박 상경을 고의로 죽이려 했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자료가 현재로선 없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그러나 경찰 발표에 대해 박 상경 가족과 친구, 동료들은 “미심쩍은 부분이 여전히 있다”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박 상경 아버지는 “올해 초 아들이 휴가를 나와 목욕탕에 갔더니 ‘박 경위가 자꾸 총을 쏘는 시늉을 하며 장난을 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총알이 정확하게 왼쪽 가슴을 관통했다. 그게 조준사격이지 어떻게 오발사고냐”고 의혹도 제기했다.



 박 상경이 다녔던 대학교 학생들은 “석연찮은 부분이 많은데도 경찰이 업무상 과실치사라고 하는 것은 경찰이 제 식구 챙기기 식의 수사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경위는 우울증 증세가 있어 2008년부터 불안신경증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심하면 호흡장애로 이어질 수 있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경찰관이 실탄이 장전된 총기를 버젓이 소지하고 다녔던 것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섣불리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처리해선 안 된다. 경찰도 “구속 상태에서 계속 사실 관계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뤄지기를 바란다. 이번 사건 관련자들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감찰 조사를 벌여야 할 것이다. 또 경찰관들의 총기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안전수칙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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