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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는 내가 좀 알지

온라인 중앙일보 2015.08.29 00:01
셀레브리티들이 뷰티 홀릭을 자처한 이유.







“화장품 모델이 되는 건 여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일이죠.” 과거 여배우들이 자주 하곤 했던 이야기다. 하지만 이제 그런 말을 꺼내면 ‘옛날 사람’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연예인=신비주의’였던 시절을 지나 SNS와 같은 1인 매체를 즐겨 운영하는 요즘의 스타는 예쁜 사진이나 찍으며 일방적으로 이미지를 소모당하는 대상이 아니다. 스스로 콘텐트를 개발하며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해내는 존재로 진화한 것.



그런 그들이 최근 사랑에 빠진 분야는 단연 ‘뷰티’다. 우리는 늘 그네들의 외모 변화에 민감한 촉을 세워오지 않았던가. 이러한 대중의 궁금증과 관심을 자신만의 뷰티 콘텐트를 공개함으로써 해소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SNS에 메이크업 팁이나 네일 아트 과정을 포스팅하고, 뷰티 북을 만들며, 나아가 브랜드를 론칭한 이도 있다. 덕분에 다시 한 번 대중의 관심을 이끌고, 부수익까지 올릴 수 있으니 그들의 입장에선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스타들의 이러한 도전을 굳이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스타라는 이유로 손쉽게 화제에 오를 수 있겠지만 그 생명력을 이어갈 힘은 그들이 선보일 콘텐트의 질에 비례할 테니 말이다. 더군다나 우려를 접어두어도 좋을 만큼 요즘 뷰티 업계에 뛰어든 스타들의 기량이 만만치 않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배우 하지원이다. 평소 친자연주의 화장품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딴 뷰티 브랜드 제이원(J.ONE)을 공개하며 뷰티 업계 관계자들을 초대해 론칭 파티를 열었다.



제이원의 시작을 알린 제품은 잠들기 전 사용하면 좋다는 젤리 팩. 아직 제품군이 다양하지는 않으나 벌꿀과 설탕, 꽃 추출물 등 자연에서 비롯한 원료로 제품을 만들고, 패키지 역시 담백하게 디자인해 ‘에코브리티가 만든 뷰티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강조했다. 성공 여부는 제품력이 좌우하겠지만 최근 트렌드를 정확히 짚어낸 그녀의 노련한 컨설팅이 돋보인 것은 사실이다. 자신감이 넘치는 하지원과는 조금 다른 행보로 뷰티 업계에 기반을 다진 스타도 있다.



제품으로 먼저 조용한 입소문을 끌다가 뒤늦게 정체(?)가 밝혀진 배우 이선호의 V.d.chois다. 세련된 퍼퓸 캔들과 디퓨저 등을 선보이는 이 브랜드는 에디터 역시 모 디자이너로부터 추천을 받아 알게 됐다. 웬만한 해외 명품 캔들 브랜드 못지않게 세련된 향초 브랜드가 있다는 이야기에 살펴보니 이곳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배우 이선호였다. 기존에 이미 캔들 마니아였다는 그의 진가가 느껴질 만큼 세련된 향기가 근사하다(오묘한 컬러가 멋진 해골 모양의 애뮬럿 캔들은 거짓말 조금 보태 데미안 허스트의 다이아몬드 해골을 떠올리게 한다!).



이외에도 자신의 브랜드는 아니지만 가볍게 즐기기 좋은 뷰티 콘텐트를 선사하는 셀레브리티도 있다. 걸그룹 카라의 구하라는 최근 평소 즐기는 다양한 네일 아트 레시피를 집약한 네일 북『NAIL HARA』를 발간했다. 걸그룹의 책이라니 보기 좋은 화보가 전부일 것 같지만 내실이 꽤 탄탄하다. 네일 아트 화보뿐 아니라 네일 전문가 김수정과 함께 한 200여 가지 네일 디자인이 담겨 있는 것.



셀프 네일을 즐기는 이라면 집에 하나쯤 구비해두고 매뉴얼로 사용해도 될 만큼 활용할 내용이 많다. 한편 소녀시대의 효연은 아예『HYO STYLE』이란 이름으로 자신의 패션과 뷰티 철학을 망라한 책을 펴냈다. 메이크업 방법을 바꾸면서 부쩍 예뻐진 스타로 유명한 만큼 그들의 소녀 팬이 아닐지라도 한 번쯤 따라 해보고 싶은 팁이 책 곳곳에 담겨 있다.



뷰티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새로운 뷰티 콘텐트의 등장은 당연히 반가운 일이다. 다른 세계의 사람인 듯한 스타의 손을 거친 것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다만 그들이 내놓은 뷰티 제품이 그들의 유명세에 기댄 것이 아닌 독자적인 힘을 발할 수 있는, 아주 잘 만든 오브제이길 바란다. 실용주의가 삶의 미덕으로 여겨지는 때, 까다로운 소비자들은 지불한 대가에 걸맞은 가치를 누리고자 할 테니 말이다.





기획 여성중앙 홍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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