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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의 위력 직접 보니

중앙일보 2015.08.28 19:45


































































“슈웅, 슈웅, 슈웅, 슈웅~”

“쾅, 쾅, 쾅, 쾅 ~”



28일 오후 2시 30분 경기도 포천의 승리훈련장.



“여러분, 포격도발을 감행한 적 포병부대를 지원하는 시설에 우리 육군의 130㎜ 다연장로켓(구룡)과 신형 다연장로켓 천무가 타격하겠습니다”라는 사회자의 멘트가 끝나자 숲속에 배치돼 있던 6문의 ‘구룡’이 일제히 불을 뿜었다. 노란 불꽃을 뒤로하며 날아간 30발의 포탄이 표적에서 폭발하자 땅이 흔들리며 폭발충격은 5㎞떨어진 관람석까지 전해졌다.







구룡의 포연(砲煙)이 가시기도 전에 사격장 우측에서 접근한 KF-16전투기 3대는 MK-82 항공탄 12발을 떨어뜨렸다. 폭탄은 강력한 폭발음과 함께 가상의 적 지휘시설로 설치된 표적을 산산조각냈다. 적군은 미사일을 쏘며 저항했지만 한ㆍ미 연합군의 K9자주포와 코브라 공격헬기, F-15전투기, 주한미군의 아파치 헬기 등은 쉴새없이 폭탄을 쏟아 부으며 전장(戰場)을 압도해 나갔다. 동시에 한국군의 K2전차와 주한미군의 브래들리 장갑차가 적진을 향해 돌진하며 공격은 절정에 달했다. 참가 규모는 비슷했지만 이달초부터 세차례 실시한 훈련과 유사했다.



지난 1977년 6월 처음 시작된 통합화력시험 훈련은 이날 훈련이 8번째다. 이날 훈련은 북한이 최전방 한국군의 최전방감시초소에 총격을 가했고, 한국과 미국이 연합해 북한군을 초토화시키는 시나리오로 진행됐다.



‘2015 통합화력 격멸훈련’으로 명명된 사격 훈련에는 47개 부대 2000여명의 한ㆍ미 장병과 308대의 장비가 투입돼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K2전차 10대를 비롯해 14개 대대에서 97대의 기동장비와 45대의 헬기, 42대의 항공기가 투입됐다. 사용된 포탄과 탄약(20㎜ 벌컨포 이상)만 1만 550여발이다. 육군 관계자는 “2012년 이후 3년만에 화력시범훈련을 실시하게 됐다”며 “최근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4일)과 포격도발(20일)로 야기됐던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는데 군의 막강한 화력을 동원한 대비태세가 한몫한 만큼 리 군의 믿음직한 모습을 직접 확인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군 장병들 스스로도 오늘 사격 훈련을 통해 보여준 국군의 위력을 보면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임기후 처음으로 실사격 훈련을 참관한 박근혜 대통령은 70분간 진행된 훈련동안 시종일관 웃음을 띤채 고개를 끄덕이고, 이날 최초로 공개된 정밀유도폭탄인 벙커버스터(GBU-28)가 목표물에 명중하는 영상이 상영되자 박수를 치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6m 두께의 콘크리트와 일반 땅일 경우 30m를 뚫고 들어가 폭발하는 벙커버스터는 북한군의 갱도와 지하에 설치한 지휘부를 염두에 두고 도입했다”며 “워낙 가공할 위력을 지니고 있는데다 승진훈련장에는 시범을 보일만한 곳이 없어 지난 7월 실시한 사격 장면을 영상으로 대체했음에도 대통령께서 군에 대한 신뢰를 보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실제 박대통령은 옆자리에 앉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중간중간 짧은 대화를 나누고, 자리를 함께 했던 최윤희 합참의장과 육·해·공군 참모총장과도 눈웃움을 나눴다.



군 관계자는 "지난 7월말부터 사격훈련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북한군이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곧바로 전투에 투입할 준비도 했다"며 "사격훈련 준비와 전투태세 유지,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UFG)연습을 동시에 진행하며 실전능력도 대폭 향상됐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지난 24일 남북이 고위급 접촉을 통해 남부교류ㆍ협력을 강화하고, 긴장완화에 합의했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예정대로 실시했다. 다만,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한국군의 위용을 과시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그래서 박 대통령도 이날 군복대신 카키색 재킷을 입고 참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격려사는 예정에 없었고,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을땐 군복을 입고 3군사령부를 방문했지만 이번에는 사복을 입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훈련이 끝난 뒤엔 최근 전역을 연기하며 북한의 공격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던 86명의 장병들과 만나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8.25, 남북 합의문’을 이끌어내면서 국정 지지율도 크게 올랐다. 한국갤럽 28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대비 15% 포인트 급등한 49%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44%였다.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직전의 지지율 이후 최고치다. 특히 40∼50대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 비율이 20% 포인트 높게 올라가면서 지지율 수직상승을 이끌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지율이 오르고 내리는 것에 일희일비해선 안된다”면서도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 등 하반기 핵심과제를 추진하는데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조사는 지난 25∼27일 전국 성인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했다.





신용호ㆍ정용수 기자 novae@joongang.co.kr

[사진 김성룡 기자, 영상 김세희·김상호·이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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