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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고, 합격권 밖 남학생들 가산점 줘 여학생 떨어뜨려”

중앙일보 2015.08.28 01:11 종합 8면 지면보기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인 서울 하나고가 신입생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남자 지원자의 등수를 올려주는 방법으로 남녀 신입생 성비를 조정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측의 남녀 신입생 성비 조정은 신입생 모집 요강에 공개되지 않은 채 내부적으로 이뤄졌다. 성적순에서 하위의 남자 지원자를 뽑는 대신 성적이 높은 여자 지원자를 떨어뜨리는 방법이 동원됐다. 서울시교육청은 하나고에 대한 특별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자사고 지정 취소도 가능한 사안이다.


신입생 선발 참여했던 교사 주장
“학생 모집 등 문제 계속 제기하자
김승유 이사장이 학교 떠나라 해”
하나고 “교육청도 성비 조정 수긍”
교육청 “최근에야 알게 됐다” 반박
불법 드러나면 자사고 취소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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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학교 전경원(45) 교사는 2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학교 측이 1단계 서류 심사, 2단계로 면접으로 전형하는 일반전형에서 서류·면접 합산 점수 순으로 120등까지를 뽑아야 하는데 학교 차원에서 120등 아래의 남학생들에게 가산점을 줘 합격선 안으로 등수를 올렸다. 120등 아래의 남학생에 대한 등수 조정은 점수 순서대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었다. 경시대회 수상이나 어학 능력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 학생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전 교사는 전날 서울시의회 ‘하나고 특혜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행정조사’에서도 유사한 내용을 증언했다. 전 교사는 개교(2009년) 때부터 이 학교에 재직 중이다. 지난해 전형을 포함해 여러 차례 학생 선발 과정에 참여했다.



 이 학교 신입생 중 남학생은 2012학년도 98명, 2013학년 104명 등이다. 전체 모집 정원 중 절반에 가깝다. 이태준 교장은 “기숙사가 한 개 동인데 남녀가 층별로 나눠 쓰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입시 부정이라고 몰아세울 일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성비를 조정한 것은 사실이나 기숙사 배정 등의 문제를 감안한 조치라는 주장이다. 학교법인 하나학원의 김승유 이사장도 시의회에서 “(기숙사 배정 등) 학사에 대해 전적으로 학교에 맡기고 있기 때문에 얘기할 순 없지만 충분히 이해가 된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나고 등 학생 선발권을 지닌 고교는 남녀별 선발 인원을 정할 수 있다. 자사고인 전주 상산고는 수년째 ‘남학생 256명, 여학생 128명’으로 모집 정원을 발표해왔다.



 하지만 하나고는 남녀 구분 선발 인원을 모집 요강에 밝히지 않았다. 지난 4월 시의회 조사가 시작된 뒤 이달 15일 발표한 2016학년도 요강에서 ‘남학생 100명, 여학생 100명’으로 남녀 정원을 처음 명시했다.



 이와 관련해 하나고 관계자는 “2010학년도 처음으로 신입생을 뽑을 때 교육청과 성비 문제를 얘기했다. 당시는 교육청이 알아서 하라고 했다. 2010년 교육청 감사에서도 비슷한 실정임을 교육청이 알았으며 이에 수긍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근표 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사실이 아니다. 하나고가 신입생 성비 조정을 했다는 것은 최근에야 알게 됐다”고 반박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가 임의로 성비를 조정한 것이 사실이라면 입시 부정에 해당하며 그에 상응하는 처분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상 자사고가 입시 부정을 저지를 경우 시교육청은 교육부와 협의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



 전 교사는 “학생 모집을 비롯한 학교 운영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자 김 이사장이 ‘학교를 조용히 떠나라. 안 그러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못 견디게 하겠다’고 말했다. 징계를 하기 전에 그만두라는 뜻이었다”고 주장했다. 하나학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조만간 우리의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성시윤·노진호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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