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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Talk Talk] 확성기로 튼 노래, 저작권료 주나요

중앙일보 2015.08.28 00:06 경제 8면 지면보기
심서현
디지털콘텐트부문 기자
아이유의 ‘3단 고음’ 뺨치는 존재감 과시였습니다. 이번 남북 긴장 국면에서 ‘대북 확성기’ 말입니다. 북의 지뢰도발에 우리 군이 ‘혹독한 대가’라며 확성기를 튼 것이 1단이요, 북한이 거기다 대고 발포한 것이 2단, 남북 공동보도문 셋째 항목에 ‘확성기 방송 중단’ 문구가 들어간 것이 3단이었습니다.



 확성기로 ‘체제 우위를 강조하는 내용’을 방송했고, 아이유의 ‘마음’, 빅뱅의 ‘뱅뱅뱅’ 같은 곡도 흘러나갔다고 합니다. CD로 틀었는지 디지털 음원으로 틀었는지, 저작권자와 사전 상의는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음반을 그냥 ‘트는’ 것도 공연입니다. 저작권법 76조와 83조에는 판매용 음반을 공중 앞에서 틀 경우 가수와 음반제작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나옵니다. 같은 법 29조는 면책되는 경우를 명시했습니다. 조건은 세 가지 입니다. ①청중에게 대가를 안 받을 것 ②판매용 음반일 것 ③예외장소(유흥주점·대형마트·백화점 등)가 아닐 것.



 ①, ③은 구분이 쉽습니다. 예를 들어 3000㎡ 미만의 커피숍에서는 음악을 틀어도 되겠죠. 법적 다툼은 주로 ②‘판매용 음반’이 됩니다. 2012년 대법원은 이를 ‘시중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제작된 음반’으로 좁게 해석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한국 스타벅스 매장들은 미국 본사에서 별도 제작한 음악 CD를 트는데, 이게 국내에선 저작권 침해라는 거죠.



 2013년 서울고법은 디지털음원 전송도 ‘판매 음반’이라고 봤습니다. 백화점이 디지털 음원전송업체에 사용료를 냈더라도, 매장에서 음악을 튼 사용료를 저작권자에게 따로 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군이 아이유와 빅뱅에게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할까요? 법적 의무가 없다 해도 주면 좋겠습니다. 그걸 북한도 알게 되면 더욱 좋겠습니다. 대한민국 가수는 체제나 권력자를 위해 봉사하지 않는다는 것, 국가도 개인 저작권을 존중해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 그것이 가수들을 빛나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것. 그것이 우리 체제의 진정한 우월성 아니겠습니까.



심서현 디지털콘텐트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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