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토트넘 이적설' 손흥민이 이적하려는 이유는…

중앙일보 2015.08.27 18:09
한국 축구의 간판 공격수 손흥민(23).



'제2의 차범근' 으로 불리던 그가 이제 박지성(34)의 길을 걷는다.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의 공격수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시즌 중 갑작스럽게 이적을 추진한 배경은 무엇일까.



로저 슈미트(48) 레버쿠젠 감독은 27일 라치오(이탈리아)와 2015~16 유럽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을 마친 뒤 "손흥민은 레버쿠젠을 떠나길 원한다"고 말했다. 레버쿠젠은 이날 손흥민이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태에서 3-0으로 승리를 거두고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올랐다.



지난 26일 독일 키커와 영국 BBC 등 유럽 주요 언론들은 '손흥민과 토트넘이 막바지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예상 이적료는 3000만 유로(약 403억원)다. 손흥민은 메디컬테스트를 받기 위해 현재 영국 런던에 머물고 있다.



레버쿠젠은 당초 손흥민을 떠나보낼 생각이 전혀 없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7골을 터트린 '주포'다. 게다가 레버쿠젠 유니폼의 메인 스폰서는 한국의 LG다.



하지만 손흥민은 올 시즌 개막 후 2경기에 잇따라 선발 출전했지만 90분 풀타임을 뛰지는 못했다. 손흥민은 이 2경기에서 심한 감기 증세로 부진했다. 공교롭게도 손흥민과 교체 투입 된 선수들이 펄펄 날았다. 그러자 손흥민과 구단의 돈독한 관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손흥민은 22일 하노버와 분데스리가 2라운드를 앞두고 팀 훈련에 불참했다. 손흥민과 절친한 사이인 팀 동료 하칸 찰하노글루(21)는 독일 스포르트1과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아무 말도 없이 훈련장에 나오지 않았다. 전화와 문자를 보냈지만 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찰하노글루는 또 "손흥민이 아버지와 에이전트에게 적절하지 못한 조언을 받은 것 같다"며 "스물세살이면 아버지 결정을 따르는 게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젠가 스스로 결정해야할 시기가 올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손흥민의 아버지인 축구선수 출신 손웅정(53) 씨가 이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그러던 차에 토트넘이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팔걷고 나섰다. 지난 시즌 약 360억원의 이적료를 제시했다가 거절 당했던 토트넘은 손흥민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다시 러브콜을 보냈다. 토트넘은 올 시즌 개막 후 16위(2무1패)에 머물고 있다. 로베르토 솔다도를 비야레알(스페인)로 내보내는 등 공격진을 재편하면서 지난 시즌 득점 2위 해리 케인(22)의 파트너로 손흥민을 점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트넘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이적료 7위에 해당하는 3000만 유로를 제시했다. 나카타(일본)가 2001년 이탈리아 AS로마에서 파르마로 옮기며 세운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 2600만 유로를 뛰어 넘는 금액이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즉시전력감으로 쓰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토트넘은 2005년 이영표(38)를 영입해 3년간 좋은 성적을 거뒀다. 더구나 메인스폰서가 보험회사 AIA인 토트넘은 마케팅을 위해서도 한국 선수의 영입을 강력하게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의 최종 목표는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다. 2009년부터 6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6위 안에 든 토트넘이 교두보가 될 수 있다. 분데스리가의 전설 차범근(63)의 명성에 근접하려고 노력했던 손흥민은 이제 맨유에서 7시즌을 뛴 선배 박지성의 발자취를 따르게 됐다.



통상적으로 메디컬테스트는 최종 계약 직전에 이뤄진다. 그렇다고 손흥민의 토트넘 행이 확정된 건 아니다. 루디 펠러 레버쿠젠 단장은 "토트넘과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결정된 건 없다. 메디컬테스트를 받고도 이적이 성사되지 않는 경우를 많이 봤다. 결과는 아직 모른다" 고 말했다.



유럽 축구에서는 하이재킹(hijacking·공중납치)이 빈번하다. 축구에서 하이재킹은 양 구단간 이적 협상 중 제3구단이 끼어들어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해 선수를 가로채는 것을 말한다. 잉글랜드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도 그동안 손흥민에게 관심을 보여온 구단이다. 토트넘 행이 유력하지만 만약 제3구단이 이적료를 더 높게 부른다면 손흥민의 행선지는 막판에 바뀔 수도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