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중기 기자의 B사이드] 야근을 빨리 마치게 돕는 노동요 셋

중앙일보 2015.08.27 15:04
노동요는 일을 즐겁게 하고 능률을 높이기 위해 부르는 노래다. 포털 사이트에서 노동요를 검색하면 '마감과 함께하는 노동요' '알바가 잘되는 노동요' '졸음을 날리는 오후의 노동요' 등 테마에 따라 수많은 선곡을 볼 수 있다. 과거 논밭에서 부르던 노동요는 MP3로 듣는 노동요가 됐다. 사무실에서 야근할 때 듣는 나만의 노동요를 뽑았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휴가 기간 플레이리스트를 공개했다. 나도 해본다. 단 곡이 아니라 앨범 단위로 골랐다. 노래나 연주가 자꾸 바뀌면 집중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1. AC/DC ‘Highway To Hell’(1979)



호주 출신 하드록 밴드 AC/DC의 명반이다. 반바지 교복 의상을 고집하던 앵거스 영(리드기타)과 맬컴 영 형제가 결성한 팀이다. 형제는 귀에 꽂히는 신나는 기타 리프를 들려준다. 착착 들어맞는 박자는 리듬감 있는 일과 잘 어울린다. 키보드 자판을 치는 손가락이 드럼에 맞춰 경쾌해진다. 본 스콧의 쥐어 짜는 보컬은 졸린 눈을 번쩍 뜨이게 한다. 이 앨범은 단순 작업에 어울린다. 머리를 많이 쓸 때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 생각의 흐름이 곡을 따라갈 수 없다. 다음 해 본 스콧 사망 후 나온 'Back in Black' 앨범도 함께 들어보면 좋다. 이 앨범 두 개로 호주 밴드 AC/DC는 최대 음악 시장인 미국에서 성공을 거두며 글로벌 밴드로 거듭난다. 앨범 이름과 동명의 싱글 Highway To Hell, Back in Black은 영화 '아이언맨' 시리즈에 삽입돼 '들어보면 알 만한' 노래다.





2. Metallica ‘The Black Album’(1991)



노동요에 메탈리카가 빠질 수 없다. 메탈리카는 노동요 그 자체다. 착착착착착착…행진곡 같은 구성은 강력한 추진제다. 단순 작업에도 어울리지만 깊은 생각을 할 때도 방해가 되지 않는다. 똑딱똑딱, 시계 소리 같은 리듬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심지어 잠이 안 올 때도 최고의 수면제다. 무작정 내달리기만 하면 지루할 텐데 중간중간 꽃과 나무도 싶어진 꽃길을 달린다. 메탈리카의 꽉 짜인 구성은 도무지 심심하지가 않다. 메탈리카는 다음 앨범인 'Load'부터 이런 '착착착' 노래에서 많이 벗어난다. 전작인 ‘…And Justice For All’은 너무 극적이어서 신경을 분산시킨다. 노동요는 빨리 일하고 빨리 집에 가는 게 목표다. 자칫 음악 감상 모드로 변한다거나 가사가 쏙쏙 마음에 박히는 노래는 실격이다.





3. 3호선 버터플라이 ‘DreamTalk’(2012)



음악은 야근에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한다. 신나는 곡일 필요는 없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처럼 힘든 시간을 이기는 데는 슬픔이 기쁨보다 나을 때가 많다. '3호선 버터플라이'는 시인이자 뮤지션인 성기완(기타)과 남상아(보컬, 기타)가 중심인 밴드다. 파란 커버처럼 차가운 앨범이다. 그 차가운 노래에서 언뜻언뜻 따뜻함을 느낀다. 남상아의 살짝 허스키한 목소리는 뜨거움을 억누른 냉정이다. 그 뜨거운 게 밴드 '허클베리핀' 시절에는 분노였다. 지금은 슬픔이다. 이 앨범이 가장 최근에 나왔다.





노동은 피할 수 없다. 100년 전에도 노동요는 인류와 함께했다.

"흥얼거리듯이 들리는 신음 소리는 중국인이 일할 때 흔히 들을 수 있었다. 배에서 짐을 하역하는 부두 노동자이든 다른 짐을 나르는 짐꾼이든 노래 같은 소리를 냈다. 그렇게 하면 일하는 것이 덜 힘들어지나 보았다." 『엠마 크뢰벨이 본 대한제국 황실 이야기』 중에서.



※김중기 기자의 B사이드는 팬의 입장에서 쓴 대중음악 이야기입니다.























강남통신 김중기 기자 haahaha@joongang.co.kr










[김중기 기자의 B사이드]

1999년 국내 첫 록페스티벌의 추억

북한의 록밴드는 어떤 모습일까

스키니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예술가보다 양아치라 불리는 게 낫다

'바보 같은' 사랑 노래 두 곡







▶강남통신 기사를 더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미세먼지 실험 아이디어 공모, 이벤트만 참여해도 바나나맛 우유가!
공유하기
광고 닫기

미세먼지 심한 날엔? 먼지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