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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때 먼지 뒤집어쓴 '더스트 레이디' 위암으로 사망

중앙일보 2015.08.27 14:26
2001년 9·11 테러 당시 흰 먼지를 뒤집어 쓴 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 촬영돼 ‘더스트 레이디’(Dust Lady)로 불린 마시 보더스가 사망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26일(현지시간) “위암으로 투병 중이던 보더스가 지난 24일 42세를 일기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9·11 테러 당시 28살이던 보더스는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법률직 직원으로 근무한지 한 달째였다. 세계무역센터 북쪽타워 81층에 있던 그는 아메리칸항공 AA11편 항공기가 충돌한 뒤 다른 생존자들과 함께 계단을 통해 건물을 빠져 나왔다.



간신히 옆 건물 로비로 탈출한 직후 무역센터가 붕괴했고 흰 먼지를 뒤집어쓴 채 빠져 나오던 그를 AFP 사진기자 스탠 혼다가 촬영했다. 정장 차림에 진주 목걸이를 한 채 맥 없이 두 팔을 뻗으며 걸어가는 모습이 전세계에 전송되면서 9·11 테러의 상징처럼 됐다. 사람들은 그에게 ‘더스트 레이디’라는 별명을 붙였다.



테러 직후 극심한 우울증과 약물중독으로 고통 받던 보더스는 2011년 재활 치료를 마치고 일상에 복귀했다. 지난해 뉴저지주 지역 정치캠프에서 일자리를 찾아 새 출발을 준비하던 중 갑작스런 위암 판정을 받았다. 보더스는 지난해 지역 언론 ‘더 저지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9·11 테러에서 마신 오염물질이 발병의 원인인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더스의 사망 소식에 미국 국민들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트위터에 “마시 보더스의 죽음은 14년 전 고통스런 비극을 떠오르게 한다. 뉴욕시는 그녀의 이름을 영원히 가슴 속에 간직할 것”이라고 적었다. 크리스틴 길리브랜드 뉴욕주 상원의원도 트위터에 “9·11 테러 당시 독성물질에 노출된 뒤 암으로 고통 받았던 보더스의 사망에 가슴 아프다”고 썼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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