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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허위신고, 국가는 관리부실…1년에 119구급차 100번 이용하는 환자도

중앙일보 2015.08.27 14:12
경찰청이 접수 중에 끊기거나 통화대기로 인해 받지 못하는 신고전화에 대해 전화나 문자 등으로 확인하는 콜백(call back) 서비스를 운영 중이지만 끊긴 전화의 8%만 회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119 구급차는 이송환자 중 비응급환자 비율이 30%, 허위신고 의심환자가 8%에 달해 응급환자의 후송에 차질이 생기고 있는 걸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긴급출동 구조체계 구축·운영 실태’ 감사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이번 감사는 2012년 4월 오원춘 살인사건 등을 계기로 국가가 위기에 처한 국민에게 적시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여부 점검하기 위해 올해 4월~5월까지 진행됐다.



경찰청은 폭증하는 112신고로 20%의 신고를 ‘통화 중’ 등으로 인해 연결하지 못하자 2014년 1월부터 ‘112 콜백(Call Back)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말 없이 끊는 무응답 전화와 신고 접수를 위해 대기하다 신고를 포기한 전화에 대해 문자 메시지 발송하거나 전화를 다시 걸어 위급상황을 확인하는 제도다.



감사원 감사결과 2014년 2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콜백 대상 신고전화(388만4788건) 중 8%(29만9928건)에만 콜백이 이뤄졌다. 감사원이 이 중 통화대기로 콜백 대상이 된 158만3739건의 신고를 표본 분석한 결과 7421건은 범죄 수사 대상이었고 852건은 강도, 폭행 등 인명 관련 범죄로 나타났다. 또 콜백 기준을 마련하지 않아 지방청별 콜백 실적도 제주(56.3%), 서울(10%), 인천(2.1%) 등 제각각이었다. 감사원은 경찰청에 112 신고에 대한 콜백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콜백 처리기준과 처리율 향상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신고자 위치추적 성공률 36.9%에 불과…위치 확인 후에도 23%가 전산망 문제로 유실



긴급구조 신고자에 대한 위치추적도 정확성이 떨어졌다. 경찰청 등은 위치추적을 위해 기지국 위치정보, 휴대전화 단말기 GPS, 와이파이 신호 등을 사용한다. 이중 기지국은 오차범위가 평균 150m~수 ㎞로 커서 살인, 성폭행, 심장마비 등 위급상황 시 정확도가 높은 GPS(평균 오차범위 9~17m)나 와이파이(평균 오차범위 20~50m)를 이용한 정밀측위가 필수적이다.



감사원 감사결과 2014년 4월~2015년 3월 경찰청이 요청한 사용자 위치추적 중 정밀측위 성공률은 36.9%에 불과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와 경찰청은 이 같은 사실을 모르거나, 신고자가 정밀측위가 불가능한 위치에서 신고했다고 여겨 개선에 나서지 않았다. 경찰청은 통신사가 정밀측위에 성공해 제공한 28만5341건의 데이터 중 23.3%(6만6577건)가 시스템 결합 등으로 지방경찰청에 전달되지 못한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다. 또 해외 회사가 제조한 휴대전화 단말기를 사용하는 412만명의 경우 휴대폰 제조회사의 정책 등으로 정밀 측위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응급환자 119 상습이용…1명이 연간 100회 이상 이용



119 응급신고의 경우 비응급·상습 환자들의 이용 증가로 실제 응급환자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비응급환자의 이송은 2011년 31만7799건에서 2014년 57만6680건으로 늘어났다.월 1회 119구급차를 이용한 사람은 729명이고 이들의 이용횟수는 1만7943건에 달했다. 신부전증 등 만성질환자 18명은 병원진료·자택 이송 등으로 100회 이상 구급차를 이용했다.



정상인들의 119구급차 이용 의심 사례도 많았다. 감사원인 2014년 서울소방재난본부의 응급실 이송환자 21만48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19를 이용한 후 응급실 또는 외래 진료기록이 없는 비율이 7.8%(1만6500여명)이었다. 비응급 환자도 6만6000여명에 달했다. 또 119구급차를 탄 후 자신들이 다니는 병원으로 이송할 것을 고집하는 경우도 많았다. 강동구 고덕동에 사는 A(73)씨의 경우 1㎞ 떨어진 곳에서 치료가 가능했지만55㎞ 떨어진 병원에서 치료를 고집했다. A씨처럼 구급대원이 아닌 환자나 보호자가 이송병원을 선택하는 경우가 69%였다.



감사원 관계자는 “각 시·도 소방본부는 저감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민원발생이 우려된다는 등의 이유로 비응급·상습 환자도 관행에 따라 이송해왔다”고 지적했다.



소방본부는 이밖에 골든타임제(목표시간 5분내 출동)를 신고~출동 시간이 아닌 출동~도착 시간으로 산정하며 출동 시간을 과장하는 등의 문제를 지적당했다. 대전광역시 소방본부는 골든타임 도착률을 94.3%로 밝혔지만 감사원 확인결과 54.8%에 불과했다.



◇심해구조 전담한다며 특수구조단 만들고 구조장비는 마련 안해



안전처는 대형 해상재난 등을 전담할 목적으로 2014년 11월 ‘중앙해양특수구조단’ 만들었지만 인력만 충원하고 장비 등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 감사에 지적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수심 40m 내외의 심해 구조에 필수인 표면공급식 공기잠수(SSDS)는 111대가 필요하지만 2대만 보유했다. 심해 구조를 위한 별도 훈련장도 마련하지 않고 있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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