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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천만 영화 감독이 되기까지 '데뷔 20년 변천사'

온라인 중앙일보 2015.08.27 09:35




독하게 한 우물만 팠더니 길이 열렸다.



'한국의 대표 액션 키드'로 불린 류승완 감독(42)이 이번주 주말 천만 영화 감독 타이틀을 새롭게 단다. 류승완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영화 '베테랑'이 25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누적 관객수 939만 4070 명을 동원했다. 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빠르면 29일 늦어도 30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베테랑'이 천만 클럽에 가입하는 건 여러 의미가 있다. 류 감독의 첫 천만 영화이기도 하지만, 한국 액션 영화 중 첫 천만 기록이기도 하다. '액션'이라는 한 우물만 판 류 감독이 '베테랑'으로 충무로에 한 획은 그은 셈이다. 1996년 첫 단편영화 '변질헤드'를 연출하며 데뷔한 류승완 감독. 데뷔 20년 만에 이뤄낸 결실이기에 더 뜻 깊다. 류승완, 그의 변천사를 되짚어봤다.








▶현장에서 배운 기본기



류승완 감독은 고등학교 졸업 후 본격적으로 영화 공부에 매진했다. 박찬욱·곽경택·박기형 감독 밑에서 기본기를 익혔다. 박찬욱 감독의 '삼인조' 연출부로 일 했고, 영화 '여고괴담(1998년)' 소품을 담당했다. 곽경택 감독의 '닥터K(1999년)'에서도 연출부로 합류해 현장에서 일을 배웠다.



감독 데뷔는 만 22세가 되던 해인 1996년이었다. 단편영화 '변질헤드'로 연출 데뷔를 했다. 2000년엔 자신의 단편 4편을 묶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장편영화 데뷔를 하며 충무로에서 주목 받았다. 이후 '아라한 장풍 대작전(2004년)'·'주먹이 운다(2005년)'·'짝패(2006년)'로 호평 받았다. 류승완 이름 석자를 제대로 알린 건 2008년 개봉한 영화 '다찌마와 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다. 문어체 대사와 성우 목소리 효과, 독특한 액션 스타일로 시선을 모았다. 참신하고 신인 감독의 호방함이 느껴지는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이후 '부당거래(2010년)'·'베를린(2013년)' 등을 내놓으며 자신만의 액션 장르를 구축했다.







▶독창성에서 대중성으로



류승완 감독의 작품에서 '평범함'은 찾아보기 힘들다. 액션 장르를 잇따라 선보이면서도 같은 느낌은 전혀 없었다. 권투·퓨전 무협 등 어떤 식으로든 새롭게 변주를 했고, 신선한 액션물을 내놓았다. 그렇다보니 마니아층이 두터웠다. '부당거래' 전까진 관객 스코어 면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 했지만, 그의 독창성을 사랑하는 팬들이 점점 늘었다. 그의 액션에 세련미가 더해지고,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확실해지면서 대중성까지 챙겼다.



동생 류승범과 함께한 영화 '부당거래'는 누적관객수 272만 2996 명을 기록했다. 비리 검사와 경찰의 얽히고 설킨 관계와 갈등이 빚어내는 스토리라인은 탄탄했고 액션 신엔 완성도가 더해졌다. 연기를 하는 감독으로도 잘 알려진 류승완이 직접 경험하며 터득한 액션 노하우가 '부당거래'에서 빛을 발했다. 직접 연기를 해봤고, 앵글을 잡아봤기에 더 시원한 액션을 선보일 수 있었다. 이후 선보인 '베를린' 역시 마찬가지였다.



▶왜 액션인가



액션은 류승완에게 운명과도 같았다. 왜 액션물을 고집하냐는 질문에 류승완 감독은 과거 인터뷰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생각만으로 되는게 아니다. 안에서 뭔가 끌어오르는게 있어야 되고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작용해야 된다. 취향이 어려서부터 이런 장르를 좋아했고 영화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고 싶어한 마음이 작용했다. 그게 어느 순간부터 습관처럼 반사적으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어린시절부터 관심사인 액션만 판 결과, 그는 '액션 장인'이 됐다. 배우들은 류승완 감독과 액션을 하면 편하게 합을 다 짜서 따라 하기만 하면 된다고 입을 모은다. 무술감독 정두홍도 류 감독을 인정한다. 액션 신을 찍기 전 류 감독과 상의하고, 그에게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정두홍 조차 "무리다"라고 혀를 내두르는 액션 신을 류 감독은 어떻게든 해내고야 만다. 액션을 그렇게 많이 찍어내면서 큰 사고는 '베테랑'에서 처음 있었다. 그동안은 작은 부상이나 스크래치 정도였지만 '베테랑'에선 자칫 스턴트맨의 목숨이 위험할 뻔한 현장사고가 있었다. 극 중 유아인이 운전하는 차가 경찰 바이크와 충돌해서 경찰관이 튀어나가는 장면이었다. 언덕길에서 진행됐고 사고를 대비해 와이어까지 설치했지만 충돌 순간 타이밍이 어긋나 스턴트맨 권지훈 씨는 이가 보일 정도로 턱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가슴을 쓸어내릴 일이었지만 그는 다시 다짐했다. 더 영화를 '잘' 만들겠다고…. 류승완은 "다친 친구가 (수술 후) 날 보자마자 처음 한 말이 '죄송합니다'였다. 그때 이 영화('베테랑')를 정말 잘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겼다"며 "시간이 많이 지나도 내 영화를 보고 즐거워하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온라인 중앙일보 jst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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