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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미국과 군사, 중국과 대화 압박 … 북핵 해법 새 모델 찾았다

중앙일보 2015.08.27 01:21 종합 6면 지면보기
#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31일 하와이 호놀룰루의 미 태평양사령부(USPACOM)를 방문한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북한 도발 등에 대비, 한반도를 작전 범위 내에 두고 있다.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과 악수하는 사진 한 장을 통해 공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조하겠다는 취지라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방문 일정을 최종 확정한 것은 북한의 포격 도발 이후라고 한다. 이에 앞서 30~31일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리는 북극외교장관회의에선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26일 “대통령의 10월 방미 의제와 8·25 남북 합의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8·25 합의 이끈 한·미·중 공조
미, 북 포격 당일에 “긴밀 공조”
B-52, 스텔스기, 핵잠 투입 시사
주철기 안보수석은 비공개 방중
중, 북에 경고하며 국경에 군 집결

 #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지난 20일 중국 베이징을 비공개 방문했다. 북한이 포격 도발을 한 당일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9월 3일) 기념행사 참석을 앞두고 의전·경호 등을 점검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외교가에선 주 수석이 중국 정부 주요 인사를 만나 남북한의 긴장 상태를 논의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소식통은 “북한의 도발 이 계속되면 대통령의 방중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공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수석의 방중 다음날인 21일 중국 외교부는 이례적으로 “유관팡몐(有關方面, 관련이 있는 쪽)은 자제하라”는 공식 입장을 내 사실상 북한을 가해자로 지목했다.



 이처럼 긴박한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움직임은 한·미·중 3국 공조를 성사시켜 8·25 남북 합의에 큰 영향을 줬다. 한·미 동맹을 통한 군사 압박과 한·중 협력을 통한 외교 압박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북한을 움직였다는 것이다. 향후 북핵 해법에도 적용할 수 있는 숨은 외교적 성과다.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합 훈련 기간 중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자 미국은 지속적으로 한·미 안보방위공약을 확인했다. 한·미 공동국지도발대비계획도 가동했다. 때맞춰 국방부는 B-52 전략폭격기, 핵잠수함 등 북한이 두려워하는 무기들의 도입을 거론했다. ‘힘의 논리’를 들이댄 셈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 도발 이후 한·미는 거의 실시간으로 모든 걸 공유했다. 동맹의 개념이 그대로 적용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8·25 합의 직후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브리핑하기 전 미국에 이미 관련 내용을 상세히 알렸다고 한다.



 중국 정부는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나오게 하는 데 힘을 썼다. 외교가 소식통은 “중국이 가동할 수 있는 채널은 사실상 모두 동원해 북한에 경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언론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21~22일 중국 인민해방군의 탱크, 장갑차 등이 북·중 접경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됐다. 환구시보는 24일자 1면 등에 “중국이 자제를 촉구하자 북한 외무성이 소용없다는 식으로 반박했는데, 중국인들이 듣기에 매우 불편하다”는 전문가 분석 기사를 실었다. “지금의 긴장 상황 때문에 한·미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논의할 수 있다”는 인터넷 사설도 냈다.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는 26일 국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만나 “전승절에 할 중·한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말해 대북 압박을 이어갔다. 아산정책연구원 최강 부원장은 “북한의 도발은 역설적으로 한·미·중 3국의 협력 가능성을 높였다”며 “박 대통령의 9월 방중, 10월 방미는 북한 문제 전반에 대한 3국 협의를 강화할 좋은 기회”라고 했다.



유지혜·안효성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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