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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넘은 ‘무도’ 시청률, 가요 덕 봤나

중앙일보 2015.08.27 00:13 종합 27면 지면보기
‘무한도전 - 2015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 신곡 ‘레옹’을 선보인 박명수·아이유. 팀 이름은 ‘이유 갓지(God-G) 않은 이유’다. [사진 MBC]


‘TV를 부탁해’는 화제의 TV 프로그램, 주목할 TV 콘텐트의 매력을 분석하고 비평하는 새 코너입니다. 방송담당 기자들과 매회 다른 분야 기자·전문가가 함께할 예정입니다. 이번 회는 이후남·이지영 기자와 가요담당 한은화 기자가 함께했습니다.

[TV를 부탁해] 무한도전 가요제
멤버와 가수 짝이뤄 수준급 무대
평소 관심 적은 중·장년층도 잡아
참가곡 6곡 각종 음원차트 석권
혁오밴드·자이언티 깜짝 스타로
“방송 이용해 시장 교란” 비판도



‘평균 이하’를 자처해온 멤버들이 음악인들과 짝을 이뤄 평균 이상의 수준급 무대를 만들어냈다. ‘2015 영동고속도로 가요제’는 ‘무한도전’(MBC, 이하 ‘무도’) 역대 가요제 중 “첫손에 꼽을 만한 완성도”(이후남 기자)를 보여줬다.



 엉성하고 무모한 도전이 재미였던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를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그야말로 장난스러웠던 그때에 비하면 음악 역시 놀랍게 세련됐다”(이지영 기자)는 평가다. 이후 2년 주기로 ‘올림픽대로’ ‘서해안고속도로’ ‘자유로’를 거쳐 이번이 5회째 가요제다. 최종 무대를 담은 22일 ‘무도’의 시청률은 21.1%(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연초 ‘토토가 특집’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음원시장의 반응은 더 폭발적이다. 참가곡 6곡이 한꺼번에 각종 음원차트 1~6위를 휩쓰는 차트 올킬을 달성했다.



 가요계는 이를 어떻게 볼까. “방송이 가진 힘을 이용해 시장을 교란하는 반칙이란 비판과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는 기회란 평가가 공존”(한은화 기자)한다. ‘무도’는 본 공연에 앞서 멤버와 음악인이 짝을 이루고 신곡을 만드는 과정을 7월 초부터 한 달 넘게 방송해왔다. 비판은 “‘듣는 노래’가 아니라 ‘보는 노래’의 시대, 신곡 홍보를 위해 가수들이 TV예능프로 출연에 목매는 시대”에 “다른 음원과 출발선이 다른 경쟁”이란 요지다. 차트 올킬을 홍보수단으로 삼는 굵직한 기획사·가수라면 더 그렇다. 게다가 올해 가요제는 대형 기획사 참여가 두드러졌다. JYP의 수장 박진영까지 직접 나왔다. ‘무도’ 가요제가 자칫 “잘나가는 그들만의 리그”로 보일 수 있는 대목이다.



 반대로 ‘십센치’(2011 서해안)·‘장미여관’(2013 자유로)처럼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실력파”에게 전국적 인지도를 안겨준 것도 ‘무도’다. 이번에도 “아는 사람은 아는” 혹은 “나만 알고 싶은” 밴드였던 혁오, 그리고 자이언티가 가요제 합류 이후 인지도가 급상승, 기존 곡이 차트 상위에 새로 등장하는 역주행을 벌였다.



 시청자 입장에선 멤버와 음악인의 새로운 조합, 이들의 협업 과정 자체도 재미 요소다. 같은 아이돌이지만 소속사가 다른 동갑내기가 팀을 이룬 ‘황태지’(황광희+태양·지드래곤)도 “기존에 상상하기 힘든”(이후남 기자) 조합이다. 서정적 발라드에 뛰어난 아이유와 박명수의 조합도 물론 그렇다.



 헌데 이번 가요제 준비과정 방송에선 유독 음악인과 멤버의 견해 차가 전면에 부각됐다. 특히 상대 음악인의 성향에 아랑곳없이 빠른 비트만 주문하고 ‘흥행’을 강조하는 멤버들 모습은 보기에 따라 불편했다. 주말 예능의 대표 프로로 꼽히는 ‘무도’인 만큼, 그 가요제에 음악적 다양성을 기대하는 시각에선 더 그렇다.



 ‘무도’의 힘은 음원차트에선 막강해 보이지만, 지상파TV 시청률이 전 같지 않은 건 ‘무도’라고 예외는 아니다. 최근 ‘무도’가 시청률 20%를 넘어선 두 아이템(토토가·가요제)은 모두 가요 소재다. 매니어 층은 탄탄해도 중·장년 이상에겐 소구력이 약한 ‘무도’가 가요를 만나 시청층을 확산·결집한 셈이다. 회를 거듭하며 ‘무도’ 가요제 자체의 독특한 위상도 뚜렷해졌다. “신인들은 아니지만 어떤 신곡이 나올지, 기대감을 주고 한자리에서 발표하는 축제”(이지영 기자)는 음악 프로까지 통틀어도 달리 없다.



정리=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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