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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 떠서 900도 돌아 3단 격파, 이쯤 돼야 발차기왕

중앙일보 2015.08.27 00:08 종합 31면 지면보기
지난해 8월 킥 잇에서 900도 삼방격파를 성공해 우승한 유인건은 올해 대회에도 강력한 우승후보다. 유인건은 발차기가 총알처럼 빠르고 날렵하다고 해서 ‘킥 건(Kick Gun)’이라 불린다. [사진 레드불]


지난 24일 서울 광화문광장. 무협영화처럼 현란한 발차기의 향연이 펼쳐졌다. 30일 잠실 서울놀이마당에서 열리는 ‘레드불 킥 잇(kick it) 2015’ 쇼케이스 현장. 지난 대회 우승자 유인건(27)은 무술을 예술로 승화시킨 발차기로 눈길을 끌었다.

음악에 맞춰 발차기 대결 ‘킥 잇’
30일 서울 잠실서 3회 대회 열려
유인건, 2년 연속 우승 도전



 유인건은 지난해 발차기 최고수를 가리는 대회 ‘킥 잇’ 우승자다. 900도 삼방격파를 펼쳐 만장일치로 챔피언이 됐다. 그가 이날 선보인 900도 삼방격파는 공중에서 두 바퀴 반을 회전해 허리·얼굴·머리 높이의 송판 3장을 차례로 격파하는 신기술이다.



 킥 잇은 태권도의 발차기와 마샬아츠(martial arts·무술)인 트릭킹(Tricking)을 결합한 신개념 발차기 대회다. 트릭킹은 2000년대 초반 북미에서 시작된 익스트림 스포츠다. 태권도·쿵푸·카포에라 등 무술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발차기가 탄생했다. 기계체조·비보잉 등과도 결합하면서 복합 무술 스포츠로 발전했다. 클럽 DJ의 흥겨운 음악에 맞춰 발차기를 하는 트릭킹은 유투브와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졌고, 선구자인 스티브 테라다(31·미국)는 액션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



 국내에선 2013년 처음 열린 ‘킥 잇’은 올해로 3회째를 맞는다. 격파(5월 16일), 트릭킹(6월 27일), 오픈 오디션(8월 27일) 등 세 차례 예선을 거쳐 30일 결승전을 벌인다.



 예선 통과자 9명과 지난대회 1~3위, 세계 발차기 무술고수 등 16명은 1대1 토너먼트(3전2승제)로 ‘월드 베스트 키커’를 가린다. 1라운드에서 트리킹, 2라운드에서 격파를 겨룬다. 1대1 동점이 되면 3라운드에서 가장 자신있는 필살기로 승자를 가린다.



 각 라운드 별로 발차기 능력·바디 컨트롤·운동신경·아크로바틱·스타일 및 창의성 등 5가지 항목을 심사한다. 우승자에겐 11월 미국에서 열리는 마샬아츠 트릭킹 대회인 ‘레드불 스로우 다운’의 발차기 부문 출전 자격을 준다.



 지난해 우승자 유인건은 국기원 시범단 출신의 태권도 4단이다. 유인건은 “인체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알고 싶었다. 발차기에 빠져 하루에 11시간씩 연습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 애틀랜타 ‘레드불 스로우 다운’에 참가해 한국의 발차기 위용을 뽐냈다. 유인건은 영화 ‘킹스맨’ 의 국내 광고에도 출연했다.



 킥 잇이 남성의 전유물은 아니다. 2차예선 참가자 76명 중 여성이 6명이다. 태권도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 이수진(30)씨는 “협심증 탓에 태권도를 그만두고 2008년 트리킹을 시작했다. 발차기를 하면서 하늘을 나는 기분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며 웃었다.



 지난해 킥 잇 3위 신민철(29)씨는 “트릭킹은 도전→실패→성공 3단계를 거친다. 목표에 다가설수록 행복해진다”며 “트릭킹협회를 만들어 자격증을 발급하는 게 목표” 라고 말했다.



 국내에 트릭킹 팀은 유씨가 속한 ‘킹 오브 커넥션’, 신씨가 속한 ‘미르메’ 등 6개다. 이들은 대회에 출전하고, 공연을 펼치며 일반인도 가르친다. 쇼케이스를 지켜본 유창용(32)씨는 “이소룡과 성룡이 나온 영화를 본 것처럼 스트레스가 풀린다. 난 태권도 1단인데 이제 트릭킹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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