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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진의 부동산 맥짚기] 뛰는 아파트 분양가, 뒤탈이 걱정

중앙일보 2015.08.27 00:06 경제 7면 지면보기
최영진
부동산 전문기자
아파트 분양가가 참 많이 올랐다.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3.3㎡당 거의 4000만원 수준이다. 금융위기 이후 한동안 2000만원 대 후반에서 3000만원대 초반대에 머물렀던 분양가가 몇 년 사이 엄청나게 뛰었다. 지난 4월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없애고 난 뒤 상승폭은 더욱 커졌다.

 상한제가 있을 때는 분양가 통제가 어느 정도 가능했지만 지금은 사업 주체 마음대로 가격을 정해도 돼 분양가는 갈수록 치솟는 추세다. 비싸도 사는 사람이 줄을 서는데 싸게 팔 이유가 없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비싸게 분양됐는데도 프리미엄이 붙는 상황이어서 누굴 탓할 입장이 못된다. 서로 분양가를 올리다 보니 상대적으로 싸게 분양된 단지의 분양권 값도 덩달아 뛰고 있는 것이다. 새 아파트 중심으로 버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징후다. 이런 현상이 중고 주택시장으로 번지게 되면 또다시 심각한 버블 붕괴의 후유증에 시달려야 할지 모른다.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기존 중고주택값도 상당히 오른 것은 사실이다. 이는 한없이 치솟는 아파트 분양가 영향 탓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도 분양가는 계속 오를 게 분명하고 이로 인해 기존 주택가격도 상승기류에 휩싸일 여지가 있다. 국내 경제상황이나 수요자의 수입을 감안할 때 지금도 집값이 비싼 수준인데 여기서 더 오른다면 문제가 심각해 질 수 있다. 정부가 주택업체의 경영개선과 주택공급 확대 명목으로 분양가 상한제를 풀어줬지만 이제는 그에 따른 부작용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고(高)분양가의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해 분양한 서울 반포 대림아크로리버단지다. 이곳은 분양가 상한제 도입 전에 사업승인을 받은 단지여서 1차분의 분양가를 3.3㎡당 3800만원 대로 잔뜩 높였고 뒤이어 문을 연 2차단지는 4100만원 수준으로 1차분 보다 300만원을 더 올렸다.

 이를 계기로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는 웬만하면 4000만원 대에 육박한다.

 분양가 상승세는 지방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자료에 따르면 부산은 올해 7월 현재 평균 분양가는 2014년 1월 대비 18% 가량 뛰었다. 경남은 이보다 높은 19.1% 상승했고 광주·울산·세종·경북·전남·강원 지역의 상승률은 10%를 웃돌았다. 전국의 평균 상승폭도 6.3%에 이른다. 전국의 아파트 분양가가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호시절이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내·외적 변수로 인해 주택시장이 가라앉을 수도 있다는 소리다. 이런 일이 생기면 집값이 크게 오른 곳일수록 낙폭 또한 커 진다. 금융위기로 주택값 거품이 심했던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의 집값 하락폭이 컸다는 점을 봐도 그렇다. 상한제 폐지로 인한 수혜자보다 피해자가 훨씬 많이 생기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 바랄 뿐이다.

최영진 부동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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